‘보쌈에 들었다.’는 속담이 있다.
남의 ‘보쌈꾀’에 빠진다는 소리다.
‘보쌈’은 물고기를 잡는 연장의 하나로, 보통 양푼만한 그릇 바닥에 고기의 먹이를 붙이고 양푼을 보로 싼 뒤 한 복판에 고기가 들어갈만한 구멍을 뚫은 다음, 이것을 물속에 가라앉혀 둔 뒤 물고기가 그 속으로 들어가면 이것을 건져내 잡는 기구다.
‘낙정하석(落穽下石)’이라는 말도 있다. 함정에 빠진 사람을 건져올릴 생각은 않고 돌을 떨어뜨린다는 뜻이다.
그런데, 피암시성(被暗示性)에 예민한, 다시 말하면 최면술에 잘 걸려드는 사람일수록 보쌈꾀에도 잘 빠져든다는 게 정설(定設)이다.
중상이니 모략이니 무고 따위로 엮어지는 모함의 그물이나 유혹의 함정에 잘 빠져드는 사람도 바로 이런 사람, 즉 피암시성에 약하고 줏대가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이 또한 심리학자들의 말씀이다.
한데. ‘함정(陷穽)’이라는 말은 한자말이다.
이 말에 대신할 수 있는 순수한 우리말이 바로 ‘허방다리’다.
‘고려연방제’라는 북한의 ‘허울좋은 함정’ 대신 ‘허울좋은 허방다리’로 쓸 수 있는 말이다.
‘타락의 함정’, ‘전락의 함정’ 대신 ‘타락의 허방다리’, ‘전락의 허방다리’로 쓰인 빛날 낱말이 다름 아닌 이 말이다.
‘허방다리’는 땅을 파 허방을 만들고 그 위를 길처럼 보이게 하려고 너스레를 쳐 놓은 것이 아닌가! ‘허방 짚었다’하면 ‘함정을 짚어 실패했다’는 뜻도 되고…….
평생을 국어 사전 편찬에 바쳐 온 신기철(申琦澈)님은 “언론계와 문필가들이 주석(註釋)을 달면서라도 이런 말을 앞장서 써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보석은 햇빛에 나와야 더욱 빛이 나듯 묻혀 있는 우리말도 마찬가지가 아니겠느냐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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