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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나홀로 가구

우리나라 인구구조의 특성은 고령화와 함께 독거화(獨居化)가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이다. 통계청과 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1985년 66만명에 불과하던 '나홀로 족(1인 가구)'이 2005년 437만명으로 20년 만에 6.5배 증가했다. 고령층의 독거화도 아주 빠르게 진행돼 1995년 34만명에 그쳤던 독거노인이 2005년 78만명으로 10년 사이 두배 이상 늘어났다.

 

이처럼 '나홀로 가구'가 늘어나는 원인으로는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가족해체 현상의 가속을 비롯 취업·교육경쟁의 과열, 개인주의 가치관의 확산 등이 맞물린데 있다. 여기에 전통사회에서는 금기시 됐던 독신과 이혼에 대한 사회 분위기의 변화도 요인으로 들 수 있다.

 

나홀로 가구의 급증은 여러 사회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여성의 교육수준과 경제적 독립 증가 등으로 인한 비혼(非婚)과 만혼(晩婚) 추세로 싱글족이 늘고 있다. 우리나라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1.3세, 여자 28.1세로 여성의 초혼 연령은 10년전에 비해 2.4세 정도 상승했다. 초혼 연령 상승은 저출산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의 출산율은 1.26명으로 세계 최저수준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이토록 낮은 출산율이 지속된다면 엄청난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경고들이 이어지고 있다.

 

독거노인 문제 역시 심각하다. 외로움과 노인 질환등에 자살을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궁핍한 생계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는 비율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자살자는 1995년 65세 이상 인구 10만명당 19.2명에서 2005년에는 53.6명으로 늘었다. 노인범죄는 1995년에는 61세 이상 노인이 저지른 범죄가 3만2534건 이었으나 2005년에는 7만4770건으로 10년 사이 2.2배 늘었다. 각 연령층 가운데 범죄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계층이 됐다.

 

나홀로 가구 급증이 전면적인 우리 전통가정의 해체 등으로 까지 진전되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세계적 조류인 개인주의의 확산인 것은 틀림없다. 나홀로 삶은 이기적이고 배타적이기 쉽다. 그렇다고 로마때 행해지던 독신세(獨身稅)등을 물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전통적인 가족개념 보다 진전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아울러 벼랑끝에 몰린 독거노인들에 대한 사회 안전망 확충도 시급하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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