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은 굶어 죽어도 종자는 베고 잔다(農夫餓死 枕厥種子)'라는 속담이 있다. 흔히 종자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할 때 쓰는 속담이다. 그만큼 우리 선조들에게 있어 종자는 목숨만큼이나 소중한 것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어떤가. 파종철이면 신품종 종자를 구입해 파종하거나 육묘를 사서 심는다. 굳이 종자를 채취해 곳간이나 처마밑에 보관하거나 베고자야 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종자산업이 번창하는 이유다.
현재 종자산업은 세계적으로 오랜 육종기술과 거대 자본을 앞세운 다국적 기업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이들은 미래 종자산업을 좌우할 우수 유전자 확보및 품종 개발에 진력하는등 '종(種)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생물 유전자원 확보는 다국적 기업들만의 관심사안이 아니다. 각국이 다투어 국가적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토종(土種) 유전자원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유전자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곡물가격 급등과 온난화등 기후환경 변화에 따라 식량파동이 심각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식량문제 해결 등을 위한 생물 유전자원 보존및 활용의 중요성을 인식한 것이다.
국제적으로도 환경재난, 핵전쟁등으로 인한 종말적 재앙에 대비해 각국이 보유하고 있는 유전자원을 안전하게 보존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작물다양성재단이 노르웨이 스발바드섬에 건립한 국제종자저장고가 그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저장고에는 세계 각국의 생물 유전자원 450만점을 보관할 수 있다. 한국산 재래종 벼를 비롯 보리, 콩, 채소등 1만3000여점의 토종종자도 맡겨졌다. 현대판 '노아의 방주' 사업이자 '최후의 날 '저장고인 셈이다.
최근 우리 농촌진흥청 산하 농업생명공학연구원 유전자원센터가 FAO로 부터 유전자원의 국제안전중복보존소로 지정받았다. 농진청은 도내 혁신도시로 이전이 에정돼 있다. 현재 수원 소재 유전자원센터의 안전사고에 대비해 연면적 6100㎡ 규모의 제2 저장소를 전북 혁신도시에 건립키로 해 주목되고 있다.
21세기 들어 종자전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유전자원을 활용한 식량증산, 신품종 개발 등이 국가 경쟁력 확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도내에 건립될 종자보관소가 생물 다양성및 종자 보존과 연구개발에 큰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한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