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08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에 대학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취업률 상위권을 기록한 대학들은 이를 널리 알려 홍보의 수단으로 삼으려 하고 취업률이 낮은 대학들은 행여 외부로 정보가 새 나갈까 전전긍긍이다. 특히나 취업률 발표시기가 수시2학기 모집기간과 맞물려 있어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태백'을 지나 '삼태백'에 이르기까지 극심한 청년실업시대에 취업률은 곧 신입생 모집률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발표된 대학 졸업자 취업통계 조사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과연 어떤 기준으로 취업률이 조사됐고 그 취업의 질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교과부의 취업통계조사는 지난해 8월 졸업자와 올해 2월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교과부의 요청에 따라 각 대학은 4월 한달간 졸업생을 대상으로 자체조사를 벌여 이를 보고하는 형태다. 취업의 기준은 4월 1일 현재 직장이 있느냐, 없느냐다.
이렇다보니 이를 악용하는 대학들도 있다는 후문이다. 각 과 교수에게 취업 할당이 주어지는가 하면 취업의 질을 떠나 일단 조사기간 만이라도 졸업생이 취업해 있을 수 있는 자리를 찾는다는 것이다. 조사기간 이후 졸업생이 열악한 여건 등으로 인해 회사를 그만두거나 강제로 퇴직한다하더라도 이미 이 졸업생은 취업률에 잡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서 취업의 질을 담보한다는 것은 사치일 것이다.
실제 취업률 80∼90%를 기록했다는 대학도 '취업자 건강보험 가입률'을 보면 50%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부기관이 발표하는 취업률 통계가 이런 식으로 조사되고, 활용된다면 신뢰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취업의 양이 아니라 취업의 질을 보다 검증하고 사후 조사 등으로 통계의 신뢰성을 더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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