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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베르테르 효과'

장세균(논설위원)

톱 탤런트 최진실의 자살에 뒤이은 모방 자살 즉 "베르테르 효과"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급증하는 자살사건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최진실씨의 자살은 사회 잇슈화 되기에 충분하다.

 

" 베르테르 효과"라는 말은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 슬픔"이 출간 된후 18세기 말 극중 주인공인 베르테르를 흉내 낸 자살을 두고 만들어진 말이다. 유명인들의 자살을 흉내 낸 자살을 뜻한다. 독일의 문호 요한 볼프강 괴테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출판 했을때는 그의 나이 불과 스물 다섯이었다.

 

독일에서 이책이 출판되고 1년만에 프랑스에서도 출판 되었는데 1797년까지 무려 열일곱번 재판을 찍었고 5개 국어로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베르테르"라는 이름은 그 당시 계몽주의 지식인들의 마음에 깊숙이 각인되었다. 프랑스의 보나파르트 나폴레옹도 이 소설을 일곱 번이나 읽을 정도였고 이집트 원정을 떠날 때도 손수 휴대하고 다닐 정도였다고 한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소설은 단순한 소설이라기보다 종교적 교본이라고나 해야 할 정도였다. 이 소설에 대한 열광은 엄청난 유행을 만들었고 이소설의 무대가 되는 곳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고 한다. 어느때인가는 베츨러 예루잘렘 묘지에서 한밤중에 "젊은 베르테르의 행진"이 있었는데 시민들은 베르테르가 곧잘 입었던 노란색 조끼, 파란색 프록코트, 갈색 부츠와 둥그스럼한 펠트 모자를 쓰고 살롱에 몰려들었다.

 

여기에다 한술더떠, 젊은이들은 베르테르가 로테를 처음 만났을 때와 권총으로 자살했을 때의 모습을 재현했다. 심지어 여자들은 "베르테르"라는 이름의 향수를 몸에 뿌렸으며 소매와 목 부분에 붉은색이 들어간 원피스를 입 고 다녔다고 한다.

 

많은 젊은이들이 소설 속 주인공을 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죽을때도 베르테르식 유서를 남기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렇듯 인간의 모방본능은 끝이 없는 듯싶다. 특히 유명인의 자살은 한 개인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사회 문제로 비화되는 것이다. 진작 이 작품을 쓴 괴테 자신도 베르테르의 효과를 짐작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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