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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코믹+동성애…케이크처럼 달콤하고…

매주 새로 개봉하는 여러 영화들 중에서 한편을 택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람마다 다른 취향을 고려해 대중적이면서도 작품성도 떨어지지 않는 '적당한' 영화를 찾아야 한다. 어디 그 뿐인가. 스토리 라인은 어떤지 소재의 참신함은 떨어지지 않는지를 비롯해 등장 배우들의 연기력부터 감독의 재량과 카메라 기법 까지 한편을 고르기 위해 거쳐야 하는 심사 목록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번 주 그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볼만한 영화로 간택된 작품은 이름도 세련된(?)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이하 앤티크). 잘생긴 남자 배우들이 무더기로 출연해서 가산점이 부여 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의 매력은 잔뜩 등장하는 각가지의 케이크들이다. 얼마나 화면에 잘 담겼는지 마음 독하게 먹고 시작한 다이어트도 무산 시켜 버릴 것. 윤기 흐르는 초콜릿과 금방 따 낸 것 같은 싱싱한 과일, 당장이라도 손에 찍어 맛보고픈 생크림 등 영화를 보고 나면 눈을 감아도 떠오를 것. 미리 주의를 주자면 이 영화는 되도록 조조를 이용해 보고 연인끼리는 가지 말자. 밤 10시가 넘어서 생크림 케이크를 찾아다니게 되거나 잘생긴 배우들 때문에 연인과 다툼이 생길지 모르니.

 

▲ 어른들의 달콤한 동화

 

 

단 음식은 질색하면서도 손님이 여자가 많다는 이유로 케이크 가게를 차진 김진혁(주지훈). 한적한 주택가 골목에 케이크 가게를 차리는가 하면 수백만원짜리 식기를 케이크 담는데 사용하거나 새벽 2시까지 영업을 하는 기행을 일삼는다. 케이크 맛을 책임질 파티쉐 민선우(김재욱)를 영입해 오는데 하필이면 그는 고등학교 시절 진혁에게 마음을 고백했던 남자! 시간이 흘러 누구나 반하게 만드는 '마성의 게이'가 돼 있었다. 설상가경으로 직원 구하기가 힘이 들자 선우의 케이크 맛에 반한 양기범(유아인)을 견습생으로 고용하고 진혁의 보디가드 남수영(최지호)가 서빙을 맡게 된다. 멀쩡한 네 남자가 모여 만드는 달콤한 케이크 가게 앤티크. 하지만 멀쩡한건 겉모습 뿐. 알면 알수록 뭔가 수상하다.

 

창의력이 떨어진 것인지 아니면 훌륭한 작품들이 많은 것인지 요즘 제작되는 영화들은 대부분 소설이나 만화 등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앤티크 또한 일본 만화작가 요시나가 후미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제작 한 것. 일본에서는 베스트셀러로 170만부 이상 팔렸고 이미 드라마와 텔레비전용 애니메이션으로 방영한 바 있다. 그 동안 우리나라에서 만화를 원작으로 한 '궁'이나 '풀하우스' 같은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올드보이'처럼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가 흥행을 이룬 것을 감안하면 앤티크 또한 좋은 성적을 점 쳐 볼 수 있다. 총 상영 시간 109분의 앤티크는 15세 관람가.

 

▲ 앤티크 조리법

 

만화부터 고정 독자 팬들이 있었겠지만 영화관에 걸린 포스터를 보고 이 영화를 택했다면 100 퍼센트 등장 배우들 때문. 드라마 '궁'을 통해 이미 만화 주인공 같은 포스를 보여준 주지훈을 시작으로 '커피 프린세스 1호점'의 세련된 김재욱과 녹아내릴 것 같은 미소를 가진 미소년 유아인이 가세해 눈을 호화스럽게 만든다. 대부분 연기도 괜찮거나 기대 이상 수준으로 자신의 몫은 톡톡히 해냈다. 무엇보다 원작 만화와 너무나 흡사한 등장 배우들의 이미지는 기존 팬들에게 가산점을 받을 것.

 

앤트크의 민규동 감독은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로 데뷔 했으며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로도 유명하다. 드라마에 코믹함을 더해 자칫 거부감으로 다가올 수 있는 동성애 코드를 잘 살려냈다. 밝고 건강한 웃음을 유발하면서 네 남자의 비밀을 풀어가는 미스터리 형식을 가미해 지루함을 지워낸 것이 포인트. 극을 유지시켜 나가는 유머러스한 대사와 뮤지컬적인 요소는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 같은 달콤함 이다.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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