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타향에서] 고급 마인드, 저급 마인드 - 전수천

전수천(한국 예술종합학교 교수)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 퍼지고 들뜬 기분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기분 좋은 몸 놀림들이 눈에 보이는 거리의 모습이 매년 12월 이맘때의 풍경이다.

 

몇 년 전부터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어쨌든 들뜬 기분의 감성적인 분위기에서 이성적인 분위기로 세태가 변하긴 했지만 여전히 크리스마스와 함께 찾아오는 연말연시는 우리를 잠시나마 행복하게 하는 타임 존(시간대)이기도 하다.

 

그런데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 같다. 너무 이성적인 사회로 변한 것인지 아니면 경제 상황이 어려워서인지 벌써 12월 중순을 넘어서고 있는데도 도무지 조용하다 못해 설렁하기까지 하다.

 

잠깐 고개를 돌려 가는 해를 뒤돌아보면서 평온한 마음으로 손을 들어올려 아듀를 고할 수 있는 한 해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다사다난 했던 한 해"라는 단어는 매년 신문과 TV 뉴스에 연례행사처럼 등장하는 문구이다.

 

그런데 올해는 다사는 없고 다난 만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 보았다.

 

부실공사, 부주의로 인한 인명과 재산 피해, 선진국 대열에 서 있으면서 부정부패로 낙인 찍힌 나라 중에 상위 그룹에 속해있다는 기사가 몇 일전 뉴스에 실렸다. 기사대로 이해를 한다면 정체성도 없고 자존심도 없는 국민이 우리들이며 그것이 세계 속에 우리의 위상이라는 이야기 일 것이다.

 

미국에서 제일 싼 차가 현대 차라는 기사도 나왔다. 개인으로부터 대기업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초 산업에 투자하지 않고 돈을 벌겠다는 사심 때문에 우리는 대외적으로 자주 무너지고 신뢰를 얻지 못하고 산다. 몇 일전에 일어 났던 이천 화재 사건도 부주의와 기초산업(기초 건물 투자 부재)에 투자를 하지 않은 결과였다. 외국에 경우는 샌드위치 판으로 거대한 공장 건물을 짓는 일도 없으며 건물 허가도 내주지 않는 게 정책이고 상식이다.

 

대한민국의 국민은 우수한 인재가 많은 국민이다. 장인 정신 이른바 개인이나 기업이나 정부가 사소하고 작은 일에서부터 큰 일까지 책임지는 프로정신으로 일을 한다면 우수한 선진국이 되는데 걸림돌은 없으리라 확신한다.

 

한국미술의 자존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비디오 아트의 파이오니어 백남준 선생님을 보고 일본의 유명한 어느 평론가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일본에도 파이크 같은 예술가가 한 사람만 있어도 세계 속에 일본미술의 위상이 달라졌을 것이다"라고. 파이크는 일본에서 부르는 백남준 선생님의 호칭이다.

 

그는 한때 소호에서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잠시 지낸 적이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 차이나 타운에 고물이나 재료를 사러 나서다가 자주 얼굴을 마주하는 곳에 살면서 차를 마시거나 간단한 식사를 하게 되는 때가 있었는데 한국인의 우수성에 대한 이야기이며 본인의 작업에 임하는 태도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려 주시곤 했다. 그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명료한 창의적 논리와 프로로서의 책임 있는 의식은 단호했다.

 

2008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책임 있는 장인 정신으로 일에 임하는 태도를 실천할 때 고급 마인드의 소유자가 될 것이고 그때그때 책임감 없이 이익 만을 추구하며 신뢰 받을 수 없는 행동을 취할 때 저급 마인드의 소유자가 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국민 모두가 고급 마인드의 소유자가 된다면 우선 살기 좋은 우리의 생활이 풍요로워 질 것이다. 그리고 국가적 위상과 정체성은 물론 우리 개인의 자존심 또한 하늘을 찌르기에 충분 하리라.

 

고급 마인드로 행복한 새해를 설계하자….

 

/전수천(한국 예술종합학교 교수)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사건·사고경찰, ‘전 주지 횡령 의혹’ 금산사 압수수색

정치일반‘이춘석 빈 자리’ 민주당 익산갑 위원장 누가 될까

경제일반"전북 농수축산물 다 모였다"… 도농 상생 한마당 '신토불이 대잔치' 개막

완주‘10만490명’ 완주군, 정읍시 인구 바짝 추격

익산정헌율 익산시장 “시민의 행복이 도시의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