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으면 누구나 한두가지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실천을 다짐한다. 현실에 머무르지 않고 어제와 오늘 보다는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새해를 기점으로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
새해설계의 유형은 사람마다의 처지에 따라 다르다. 건강을 챙기기 위해 금연·금주를 결심하는 사례가 가장 많다.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 자기계발을 목적으로 하는 외국어 학습, 재테크등 다양하다. 일부는 자신의 당찬 결심을 주위에 알리기도 한다. 자신의 다짐에 스스로를 구속시키겠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굳은 결심을 했던 사람들중 상당수가 며칠도 못가 결심을 쉽게 포기한다. 범인(凡人)이면 누구나 지니고 있는 구습(舊習)에 안주하려는 타성 탓이리라. 흔히 얘기하는'작심삼일(作心三日)'이다. 없는 돈 끌어대며 사놓은 운동기구와 등산복, 외국어 교재등이 애물단지가 되기 일쑤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은 본래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 것은 아니다. 맹자(孟子)의 '호변장(好辯章)'에 나오는'작심'이라는 말은'마음을 단단히 먹는다'는 의미다.'작심삼일'은'사흘을 두고 심사숙고한 끝에 비로소 마음을 결정했다'는 신중함을 뜻했다. 그러나 고려말기 정치적 혼란기에 법령이 일관성이 없이 수시로 바뀌는 것을 빗댄'고려공사삼일(高麗公事三日)'이라는 말과 연결되면서 결심이 쉽게 흔들리는 부정적인 뜻으로 변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처음 결심한 일을 지켜내지 못하는 것은 잡념에 마음이 끌리는 까닭"이라고 말했다. 집중력과 끈기 부족을 지적한 말이다. 최근엔 결심이 흔들릴때 마음을 다잡도록 도와주는 '결심 도우미 상품'까지 등장해 의지 박약을 보완해주고 있다. 금연하기 힘든 애연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침하는 금연 재떨이'나 '폐모양 재떨이'등이 바로 그것이다.
기축년 새해가 밝은지 벌써 닷새가 지났다. 새해 다짐이 작심삼일로 끝났다면 너무 낙담하거나 자괴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결심이 어그러졌더라도 실패가 아닌 실수라고 생각하면 다시 도전할 시간은 얼마든지 있다.시도해보지 않으면 아무 것도 얻지 못한다. 포기하지 말고 다시 도전해보는 여유를 가져보자. 작심삼일도 열번하면 한달이다. 이런 결심이라도 안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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