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액션보다 감정연기…'업' 남미로의 위대한 모험
'어른들을 위한 영화'와 '아이들을 위한 영화'를 구별하는 방법은 뭘까?
과거에는 분명 어른과 아이들 영화가 나뉘어져 있었다. 적어도 좀 야하거나 폭력적인 장면들이 나오면 '어른용' 영화로 확실히 구분이 됐으니까. 하지만 이제 그런 구분과 구별 자체가 모호해져 버렸다. 이미 볼 만큼 본(?) 아이들에게 충격적이거나 피해야 할 장면은 얼마 되지도 않을 뿐더러 오히려 어른들은 아이 같은 것들에 열광한다. '트랜스포머' 시리즈만 생각해 봐도 알 수 있는 결과. 그래서 이번 주 볼만한 영화는 '해리포터와 혼혈왕자'와 '업(up)'에 열광하는 어른들을 위해 마련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 두 영화는 전체관람가지만 아이들만을 위한 영화는 아니다. 그렇다고 '어른답지 못한 어른'을 위한 것도 아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아직까지 꿈과 희망을 가진 순수한 어른들과 아이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든 영화랄까.
▲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판타지, 모험/ 153분/ 전체관람가)
해리포터의 시리즈의 여섯 번 째. 책이 7편을 마지막으로 끝났으니 영화도 한 편 남은 셈이다. 앞서 다섯 편과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를 비교 해 보면 이번 시리즈는 판타지나 모험 보다는 멜로나 로맨스물에 가깝다. 주인공들간의 애정 전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더러 우리나라 정서로 표현하면 '정(情)' 정도 되는 감정 표출이 영화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그래서 이야기의 끝에 가까워졌음에도 오히려 초반 1·2편을 보는 듯한 느린 전개나 너무 많이 차지해 버린 애정 이야기는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지겹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어른들이 보기에는 오히려 무난하다. 전편들에서 등장한 액션이 줄고 감정신이 많아졌기 때문. '너무 많다'고 느꼈던 마법이나 퀴디치 장면이 이번 편에서는 적절하게 사용 됐고, 실마리를 제공하며 풀려가는 비밀을 아는 재미가 쏠쏠하다.
항상 그렇듯 이미 책을 읽은 독자라면 기대에는 조금 못 미칠 것이고, 1편의 어린 주인공들을 기억하고 있는 관객이라면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헤르미온느'역을 맡은 엠마 왓슨은 실제 생활에서 동거를 시작할 정도로 어른이 됐으니 11살 때 모습은 기억에서 지워야 할 것. 한가지 권하고 싶은 것은 아이들의 방학이 시작된 관계로 영화 관람 시간을 늦은 저녁으로 하면 편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 업(up) (모험, 액션, 애니메이션/ 101분/ 전체관람가)
디즈니사와 픽사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걸작. 평생 모험을 꿈꿔 왔던 '칼 할아버지'는 수천 개의 풍선을 집에 매달아 집을 통째로 타고 남아메리카로 향한다. 이 위대한 모험에 불청객이 있었으니 황야의 탐험가 '러셀'이다. 이 8살 꼬마와 할아버지의 어색한 조화로 이뤄진 대모험. 남미의 잃어버린 세계에서 이들이 찾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영화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업'은 이미 유명한 애니메이션이다. '제62회 칸 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영화이자, '칸 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선정된 애니메이션 개막작. 유명 영화제에 선정 됐다고 하면 일단 흥행은 참패요, 재미는 의심을 하고 보지만 '업'은 달라도 다르다. 디즈니사의 아기자기함과 픽사의 위트가 만난 열 번째 작품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성이 잘 드러나는 영화로 감동과 재미가 이렇게 같이 묶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어떤 사람들이 만들어 낸 것인지 궁금할 정도로 무한한 상상력을 뽐내며 지금까지 존재하던 영화의 공식과는 한참 다른 '업'만의 방식을 만들어 낸 것. 이 영화야 말로 아이들이 아닌 어른들의 위한 애니메이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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