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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 영화] 허트 로커

터질까…조마조마…달콤한 두려움에 중독되다

▲ 허트 로커(전쟁, 액션/ 130분/ 15세 관람가)

 

전쟁은 총, 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인간의 욕심의 연장이자 경제와 정치의 일부분이다. 자기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시작했던 전쟁이지만 더 이상 그런 이유로만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인간의 역사가 진화 한 만큼 끔찍하고 참혹하게 변해버린 전쟁. 그 전쟁 안에서 변해버린 한 인간의 이야기가 전쟁을 더 사실적으로 전하는 영화가 나왔다. '허트 로커'를 만나보자.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폭발물을 제거하는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EOD. 예기치 못한 사고로 팀장(가이 피어스 분)을 잃은 EOD팀에 윌리엄 제임스(제레미 레너)가 새로운 팀장으로 부임한다. 하지만 그는 독단적 행동으로 팀원들을 위험천만한 상황에 빠뜨리고 마는데.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폭발물과 시민인지 테러리스트인지 구분할 수 없는 낯선 사람들 속에서 EOD팀은 극한 긴장감과 불안감에 빠지고 힘든 상황. 제임스의 무리한 임무 수행은 팀원들 간의 갈등까지 깊게 만든다. 계속되는 공포 속에 본국으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는 이들에게는 하루가 1년 같이 느껴지고 드디어 제대까지 남은 38일. 과연 이들은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까?

 

'허트 로커'의 가장 큰 장점은 이 영화가 전쟁영화이지만 전쟁이 주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여차하면 미국 심기를 건드릴 수도 있는 예민한 사안을 영화로까지 만든 의도가 궁금했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이라크와 미국의 관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쟁에 중독된 한 남자 제임스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전쟁의 참혹함을 가장 잘 전달하는 매개체 일 뿐 아니라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창조자이기도 한 것. 그로인해 보통 전쟁영화에서 보게 되는 화려한 결투나 총격신이 없음에도 배우가 느끼는 긴박감을 그대로 느끼게 된다. 제임스의 병적인 전쟁 중독은 전쟁 자체가 액션이 아니라 공포임을 대변하고 있다.

 

'허트 로커'는 아카데미 6개 부분을 수상한 엄청난 이력과 함께 여성감독이 그려낸 전쟁영화라는 점으로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감독이 여성이라는 이력을 밝히는 것이 이상하리만큼 영화는 리듬감이 뛰어나고 관객의 감정이입을 최대로 끌어 올리고 있다. 처음부터 영화는 '전쟁은 마약과 같다'는 대 전제 하에 그 이야기를 잘 따라가고 있으며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추임새도 적절이 잘 사용하고 있는 것.

 

전쟁에 대한 심오한 고찰까지는 아니더라도 심장이 한껏 오그라드는 긴장감을 즐기고 싶다면 당분간 이만한 영화는 없을 것이다.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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