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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미래의 전북농업, 종자산업이 바꾼다 - 오남기

오남기(전북농업기술원 종자사업소장)

 

 

유엔의 미래학자들은 앞으로의 농업은 단순히 농산물에 그치지 않고, 바이오 연료 등 모든 생산품의 근원이 되는 에너지를 농업에서 얻어올 수 있으며 농업과 첨단과학이 만나는 접점이 바이오인데 이 바이오는 대부분 농산물의 연구로 집중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첨단제약은 약으로 생산되지 않고 식물 유래의 치료제로 쓰이는 농식품 개발에 치중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각 용도에 맞는 종자가 개발되어야 하고 생산하여 공급하는 종자산업이 발전해야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종자산업은 씨앗과 같은 종자를 개발하고 생산하여 재배농가에 공급하는 형태의 산업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종자는 살아 있는 생명체로서 지구 생물의 진화 과정이 담겨 있는 방대한 유전정보와 생명의 신비를 함축하여 간직하고 있는 농업에 있어서 가장 필수적인 존재요, 기본이요, 작물생산의 시발점이다. 그래서 종자는 농업에 있어서 그 성패를 좌우하는 원천이 된다. 미래의 농업은 종자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이를 대상으로 하는 종자산업은 고부가가치 집약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종자를 만들어 내기 위한 기본재료는 식물유전자원이다. 식물유전자원은 내병해충성, 내한성 등 우수한 형질을 보유한 신품종의 육성과 기능성 물질 등의 유전적 특성을 이용한 신물질 및 의약품의 개발, 약으로 쓰이는 식품 개발 등 그 활용 가능성이 무한하다. 다시 말하면, 식물유전자원은 생명공학분야를 비롯하여 의학, 식품산업분야 등 인간의 식 재료 생산에서부터 생활 전반에 이르기까지 그 용도가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세계의 여러 나라는 자원전쟁이라 불 릴 만큼 유전자원 수집에 힘을 쏟고 있으며 이를 이용한 새로운 종자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유전자원과 관련하여 보면, 우리 전북은 한반도에서도 남부지역에 속하며, 평야지부터 산간 고냉지까지 지대가 다양하여 많은 종류의 식물이 식생하고 유전자원이 풍부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전북은 이와 같은 좋은 조건을 이용하여 우수한 종자를 개발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미래농업을 이끌어 갈 종자산업 육성에 집중해야겠다.

 

전북의 미래농업을 이끌어 갈 종자산업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첫째로 다양한 유전자원 확보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우리나라는 약 26만점의 유전자원을 보유한 세계 6위의 종자 보유국이지만, 이들 자원을 해석하고 이용하는데 인력과 예산이 소요되는데 그동안 투자가 없어 이 부문이 취약한 실정이다. 이에, 전북은 지역 유전자원관리센터를 세워서 체계적으로 유전자원을 수집,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둘째로 순도가 높은 고품질 작물 종자를 개발해야 한다. 식물 유전자원을 활용해서 각 종 재해에 강하고, 병해충에 강한 품종, 맛이 좋고 수량이 많은 품종을 집중 개발하여 증식단계와 농업인의 손에 의해 생산되어 국민건강에 공헌해야 한다.

 

셋째로 분자생물학을 이용하여 신기능성 종자를 적극 개발해야 한다. 전통육종은 시장가치가 있는 품종 하나를 만드는데 10년 가까이 시간이 소요되는데 비하여 분자육종은 2-3년이면 가능하다. 그리고 의학, 약학, 생물학 등과 경계를 넘나들며 융복합 기술이 개발되어야 한다. 엿기름 보라색 보리, 항암효과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기능성 보리, 백신 생산이 가능한 토마토, 당뇨에 좋은 당조고추, 혈전용해제 생산 담배, 항암 기능성 배추 등의 개발 사례와 같이 의약품, 기능성 건강식품 등으로 활용 가능한 고부가가치 종자를 본격 개발해나가야 하겠다.

 

넷째로 거대한 씨드 밸리를 조성하여 자본력과 기술력을 보유한 전문 종자기업을 적극 유치해야겠다. 그래서 위험 부담과 첨단기술이 요구되는 종자시장에 종자기업의 참여를 유도하여 종자 수출을 산업화해야 한다.

 

결국, 전북의 미래농업을 이끌어 갈 종자산업을 육성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예산투자를 적극 확대해 나가고 대학을 통하여 전문인력을 꾸준히 양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이 바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시기이다.

 

/오남기(전북농업기술원 종자사업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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