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뉴어'(Tenure)란 대학에서 교수의 평생고용을 보장해 주는 제도다. 교수로 임용된 뒤 일정 기간 연구실적과 강의능력 등 까다로운 심사를 통해 결정된다. 테뉴어를 받으면 학자로서의 능력을 공인받게 되고, 평생고용도 보장되기 때문에 개인에겐 영광이다.
테뉴어 제도는 19세기 미국 사립대학에서 유래됐다. 당시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던 사립대학이사회는 교수에게 해고 압박을 가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런 횡포를 견제하기 위한 불문율이 있었는데, '교수가 학교의 종교적 원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는 한 해고되지 않는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것이 테뉴어 제도의 시초다.
이 제도는 교수들이 정치적 외압이나 대학 당국의 횡포로 인한 해고의 위험 없이 자유롭고 양심적으로 학문을 연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또 테뉴어 심사를 통과하기 위한 젊은 교수들의 분발도 대학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된다.
반면 비판도 있다. 교수들 사이에 테뉴어를 위한 불필요한 경쟁을 촉발시키고, 테뉴어를 받은 교수가 학부 강의에 소홀한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또 문제 있는 교수가 해고되지 않고 학교에 남게 되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외국에서도 테뉴어 교수 문제로 골치를 앓는 대학들이 많다. 정년 보장을 받고 난 뒤에는 연구를 게을 리 하고 새로운 논문을 쓰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마침 전북대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교원 1인당 논문 실적이 0.95편 밖에 안된다는 질책을 받았다. 10개 거점 국립대 중 9위다. 유성엽 의원(정읍)은 "서거석 총장 취임 이후 눈부신 성과에도 불구하고 전북대의 평판도와 사회진출도는 2007년과 올해가 모두 38위로 똑같다"고 꼬집었다.
서 총장은 총장에 당선된 뒤 승진 및 정년보장 심사를 강화하는 등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거점 국립대중 3번째에 해당하는 전국 22위를 기록했고, '주목할 4개 대학'중 한 곳으로 선정됐지만 연구논문에서 체면을 구겼다.
서 총장은 "교수들이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면서도 "일부 테뉴어 교수들의 게으른 연구태도는 숙제"라고 했다. 전북대의 테뉴어 교수는 643명, 전체 교수(1012명)의 63.5%다. 한번 정년보장을 받으면 아무리 게을러도 제어할 장치가 없는 건 분명 문제다.
/ 이경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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