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이 연중 제일 좋은 날씨다.일교차가 심하지만 낮 기온이 덥지도 춥지도 않아서 야외 활동하기가 제격이다.가을은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그 만큼 풍요로움이 더해지면서 사색하기 좋은 계절이기 때문이다.주말이나 평일에도 좋은 날씨 덕에 많은 사람들이 산 들 바다로 빠져 나간다.바다 낚시도 잘 되는 때라 낚시객들이 이 때를 놓칠리 없다.봄에 핀 꽃들이 환영(幻影)이라도 된 것처럼 빠알갛게 물들어 간다.
지난해 걷기 열풍의 주역인 제주 올레길에 25만여명이 다녀갔다.그 인기는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최근 걷기 문화의 급속한 확산에 따른 결과다.도내에도 지리산 둘레길,부안 변산 마실길,전주 완주의 도보 순례길 등이 개설돼 있다.특히 지리산 둘레길이 1박2일 TV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전국적으로 찾는 발길이 늘었다.사람은 직립 보행하므로 다른 운동 보다도 걷기가 효과적이다.걷기는 뇌를 깨우면서 행복하게 만들기 때문에 최소 30분은 쉬지 않고 걸어야 한다.
둘레길 걸으면 무아지경에 빠진다.숲속에서 뿜어 나오는 피톤치트 향을 맘껏 머금어 몸속의 노폐물을 마구 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릴 수 있다.숲길을 걸으면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등 오감만족을 시킬 수 있다.신체의 오감을 자극해야 효과가 크다.MP3를 꽂고 도심속의 포장길을 걷는 것은 걷기가 아니다.잡념속에 탁한 공기를 마시며 걸으면 효과가 반감된다.
가을 지리산 둘레길은 밥 안 먹어도 배부른 길이다.맑은 햇살이 온갖 열매를 비춰 맛 들게 하고 신선한 바람은 곡식들을 여물게 하기 때문이다.지리산 둘레길은 3개도 5개 시군 100여개 마을의 옛길을 하나로 연장해서 그 길이만도 320㎞나 된다.지난 2008년에 개설해서 내년 말이면 전구간이 개통된다.둘레길 걷기는 도농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작용할 수 있다.이른바 녹색성장을 통한 관광산업의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권장할 만한 일이다.
둘레길이 성공 하려면 찾는 사람이나 지역 주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마치 기업체 신입 사원들이 극기훈련 하듯이 무작정 걷기만 하는 코스로 변질돼서는 안된다.모두가 더 늦기전에 맘 비우고 홀연히 둘레길로 떠나면 크게 채워질 것이다.
/ 백성일(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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