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시작한 두 남녀, 알 수 없는 감시와 추적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를 타고 극장가도 벌써부터 즐겁다. 시리즈물들을 포함해 다양한 영화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 뭐니 뭐니 해도 지난주에 소개했던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대세지만 말이다. 이 흐름 때문인지 이번 주 단연 돋보이는 영화 또한 달콤한 사랑 이야기. 하지만 볼만한 영화로는 잠시 미뤄두기로 했다. 이 겨울이 외로운 솔로부대들을 위한 작은 배려랄까. 그래서 찾았다. 동성 친구들끼리도 혼자서도 재미있을 수 있는 영화. 다행히 영화 수입사나 제작사에도 솔로는 있다 보다. '투어리스트'와 '워리어스 웨이'가 이 찰라 개봉한 걸 보면.
▲ 워리어스 웨이(액션, 판타지, 서부/ 100분/ 15세 관람가)
"장동건 보러 갔다온거지 뭐"
'워리어스 웨이'를 보고 온 사람들에게 '영화 어땠어?'라는 질문을 던지면 하나같이 이렇게 대답한다. 사실 서부극을 표방한 액션 영화치고 비주얼이 훌륭하다거나 혹은 스토리가 뛰어난 것이 아니다 보니 결국 남는 것은 주인공 장동건의 얼굴. 그가 영화의 비주얼이나 스토리이니 표 값은 아깝지 않을 것이다. 단, 여성 관객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
인류 최고의 무사가 되고 싶은 전사(장동건)는 마지막 적을 해치우고 그 꿈을 이루지만 적의 자식 앞에서 무너지고 만다. 아이의 미소에 마음 약해진 그는 아이를 데리고 도망을 결정하지만 배신의 대가로 조직의 추격을 받게 된다. 이 동양의 전사는 자신을 찾을 수 없는 곳, 서부의 외진 마을로 향하고 자신의 신분을 속인 채 이곳에 정착한다. 마을에 들어온 그는 가족의 복수를 하기 위해 칼 연습을 하는 린(케이트 보스워스)과 카우보이 출신 론(제프리 러쉬)을 만나며 자신의 무사인 모습을 잊고 아이와 여자를 위하는 평범한 남자로 서서히 변해간다. 평화롭던 어느 날, 린의 가족을 죽인 대령(대니 휴스턴)이 마을을 다시 위협해 오면서 그는 봉인했던 칼을 다시 들게 되고, 조직의 추격도 점점 가까워져 오는데.
동양의 무사와 서부 사막의 만남이라니 이 얼마나 신기한가. 독특하고 참신하다 말하고 싶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설정은 좋은데 무슨 얘기를 해야 할 지 난감한 것. 서부극의 화려한 비주얼을 따라가기에는 CG효과나 세트가 약한감이 있고 정적인 동양의 이미지로 가기에는 너무 멀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서양의 스케일과 동양의 재치, 서양의 비주얼과 동양의 정서가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제대로 섞이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카우보이들의 총격전 사이에 BGM으로 깔리는 풍물패 소리나 동양 무사들의 칼싸움 중에 클래식이 나오는 장면은 이 문제를 극복한 괜찮은 장면으로 뽑고 싶다.
▲ 투어리스트(액션, 스릴러/ 100분/ 15세 관람가)
흔히 배우나 가수에 대해 이야기 할 때면 존칭을 쓰기보다는 이름만 편히 부르는 경향이 있다. '배우 ooo가 이번에 드라마 새로 찍었대'나 '가수 ooo 결혼한대'같이 말이다. 그런데 꼭 '님'를 붙여서 이야기 하는 배우가 있다. 바로 조니 뎁('님')이다. 다분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조니 뎁만큼 배우의 카리스마가 넘치는, 거기에 연기력과 외모를 겸비한 배우는 당분간 나오기 힘들 것. 이렇게 좋아하는 배우다 보니 그가 찍은 영화라면 아동물이고 성인물이고 가리지 않고 몇 번씩을 보게 된다. 그런 그의 새로운 영화가 개봉했다. 그것도 카리스마라면 절대 뒤지지 않는 안젤리나 졸리와 함께.
연인과 헤어진 상처를 달래기 위해 이탈리아행 기차에 오른 프랭크(조니 뎁)는 기차 안에서 매혹적인 여인 엘리제(안젤리나 졸리)와 우연히 마주 앉게 된다. 엘리제에게 반한 프랭크는 같이 가자는 그녀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는데. 급속도로 친해진 두 사람은 점점 더 가까워지지만 어느새 정체를 알 수 없는 감시와 추적을 받고 있음을 알게 된다. 급기야 목숨마저 위험하게 되고 프랭크는 이 어리둥절한 음모의 중심에 엘리제가 연루되어 있으며 고, 자신 또한 국제적인 범죄자로 쫓기고 있음을 알게 된다. 과연 엘리제의 정체는 무엇일까?
'투어리스트'는 제목처럼 여행자 같은 영화다. 200개의 수로와 400개의 다리로 미로처럼 구성된 베니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 거기에 안젤리나 졸리의 우아한 아름다움과 '평범하지 않은 배우 조니 뎁'이 연기하는 평범한 남자의 모습이 더해져 더욱 매력적이다. 비록 60년대 첩보물을 보는듯한 지루함이 있기는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로 참아보길. '투어리스트'는 12월 9일 전 세계 동시 개봉 했다. 세계적인 흥행 여부는 모르겠지만 두 배우를 한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이번이 처음.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이들의 시너지 효과를 눈으로 확인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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