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의 무역량이 늘어나자 중국어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서울에서는 2~3년 전부터 유치원에도 중국어 붐이 일기 시작했다. 유치원생들에게 영어 외에 중국어까지도 공부시킨다. 모국어를 제대로 배우기도 전에 이렇듯 외국어부터 입력시키면 자칫 언어혼란을 자초하여 외국어 기피증까지도 가져온다고 한다.
'니하오'는 우리말로 '안녕하세요'라는 중국어이다. 대륙과 섬 사이에 위치한 우리는 생태적으로 외국문화에 예민하지만 중국은 '중국'이라는 글자 그대로 지구의 중심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19세기말 중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던 '아더 스미스'라는 선교사는 '중국인 성정론(中國人性情論)'이라는 책을 썼는데 거기에는 다음의 글귀도 보인다.
'중국인은 외국인이 영어로 말을 걸어오면 마치 오랑캐나 짐승처럼 경멸의 눈치를 던지고 한마디라도 중국말을 하면 그때서야 사람취급을 한다. 비록 짐꾼일지라도 외국인이 알아듣지 못할 말을 하면 화를 내곤한다.' 중국인의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내용이다.
그래서 그들은 외래어를 일단은 중국식으로 의역을 하여 언어 세탁을 한다. 예를 든다면 '펜'은 철로 만든 연필이라고 해서 '강필(鋼筆)', '가솔린'은 기체로 된 석유라고 해서 '기유(氣油)', 라디오는 음파를 받는 기계라고 해서 '수음기(收音機)', '추잉검'은 입에 향기를 주는 당분이라고 해서 '구향당(口香糖)', '라이터'는 부딪쳐서 불을 내는 기계라고 해서 '타화기(打火機)', 컴퓨터는 '전뇌(電腦)'라 한다.
그러나 반드시 모든 외래어를 중국식으로 의역만 하는 것은 아니고 때에 따라서는 외래어의 뜻과 음을 동시에 살리는 절충식도 있다. 예를 든다면 영국의 유명 그룹가수였던 '비틀즈'를 '피두사(披頭四)'라 쓰고는 '피두우스'라 읽는다. 그 뜻은 네 명의 가수가 머리를 풀어헤쳤다는 것이다. '스트립쇼'를 '사탈무(四脫舞)'라 쓰고 읽기는 '스투우우'라고 하는데, 뜻은 사지를 벗고 춤을 춘다는 것이다.
진짜 재미있는 단어는 '미니스커트'이다. '미칭군(迷稱裙)'이라 쓰고 읽기는 '미디츄엔'인데 뜻은 곧 너를 홀리는 치마라는 것이다. 우리는 '축구'라고 하지만 그들은 발로 차는 운동이라 하여 '족구(足球)'라고 한다. 배드민턴을 '우모구(羽毛球)'라 한다.
/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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