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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전북도, 과학벨트 유치 포기 배경은

치밀한 사전진단 없이 유치전 가담 무리수

도가 새만금 과학벨트 유치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부지확보 때문이다. 새만금 부지는 도가 과학벨트 유치를 선언하면서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웠던 조건이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다. 전문가들은 새만금 부지 이용 가능 시점과 정부의 과학벨트 조성계획에 시간차가 있다는 점에서 새만금유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새만금은 갯벌땅이어서 내륙지보다 예산이 더 필요하며, 정주환경도 현재로서는 평가할 수 없다고 했다. 부지확보와 정주여건은 과학벨트 입지선정의 주요 지표다. 결과적으로 도가 치밀한 사전진단 없이 과학벨트 유치를 선언한 것이었다.

 

▲ 사전 진단없이 유치전 가담

 

도는 지난달 13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를 공식 선언하면서 국가소유인 새만금이 3.3㎢(100만평)에 달하는 부지확보에 용이하며, 신속한 사업착수와 세계수준의 정주환경조성에도 유리하다고 밝혔다.

 

이후로도 도는 전문가들의 자문과 토론을 통해 새만금 유치 논리를 다듬어왔다. 이 과정에서도 부지확보의 용이성이 최대 장점이었다. 새만금내 과학연구용지와의 연계, 명품복합도시 등 정주환경도 우수하다고 내세웠다. 동시에 부지매립과 기반조성, 교통망 구축, 정주공간 조성은 단점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아직 구비되지 않은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도 내부적으로도 조성중인 부지는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했던 것이다.

 

지난 18일 과학기술계 전문가들이 초청돼 열린 토론회에서도 집중적인 지적을 받은 사항이기도 하다. 정부는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가속기, 첨단지식기반산업지로 구성되는 과학벨트를 2015년까지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새만금은 이제 부지조성이 시작됐으며, 정주여건이 되는 명품복합도시의 경우 2020년까지 50%가 개발될 뿐이다. 정부의 과학벨트 용역에 참여했던 김정홍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학벨트에 1만여이상 상주한다는 점에서 정주여건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지확보 용이성과 정주환경외에 과학벨트 입지 기준으로 알려진 연구기반과 산업기반, 접근성면에서도 새만금은 경쟁력이 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과학벨트 유치를 계기로 새만금 개발을 앞당겨보려는 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렸다하더라도 과학벨트 새만금 유치는 무리수였던 것이다.

 

▲ 국책사업 유치때마다 새만금인가

 

국책사업 공모때마다 새만금을 내세우는 것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지난 18일 토론회에 참석했던 과학기술계전문가들은 "새만금 과학연구용지에 대한 밑그림이 그려져있는데 왜 과학벨트를 유치하려고 하느냐"며 "새만금에는 응용과학과 첨단기술을 유치하는 것이 나을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양재 원광대교수도 "새만금은 아직 개발이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러 사업을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지만 그렇다고 국책사업이 발표될때마다 계획을 변경할 것인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도연 전북발전연구원장도 "새만금 개발계획은 정부정책을 쫓을 것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가 최근 민간육종단지를 새만금에 유치하려다 안전성 등의 문제가 있을 것으로 제기되자 사업후보지를 내륙지로 선회한 것도 우선 새만금에 유치하고보자는 식의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을 반증한다.

 

▲ 소모적인 정책결정 되풀이할 것인가

 

과학벨트 유치전 가담을 놓고 정책결정과정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타 지역이 도전하니 전북도 빠질 수 없다는 태도나 다음 사업을 염두에 두고 형식적인 도전을 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뒤늦은 과학벨트 유치전 가담을 놓고 비판이 제기되자 도 관계자는 분원 유치를 위해서라도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었다. 행정력 낭비는 우려되지만 부수적인 성과물이라도 얻으려면 어쩔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더욱이 과학벨트 조성과 관련 과학기술계 전문가들이 수년전 도 관계자에 검토를 조언했던 것으로 밝혀져 전북도의 과학벨트 유치선언이 진정성이 있었느냐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정치적 정책결정이 반복될 경우 행정력 낭비도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보다 치밀하게 분석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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