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대학 나와도 취직하기가 힘들다. 전공을 살려 직장을 갖기가 여간 쉽지 않다. 한의학계열이나 약학 그리고 로스쿨·사범대·교대 정도나 나와야 전공 살려서 취직할 수 있다. 졸업하면 취직하기가 더 어려워지므로 한 학기나 1년 정도를 남겨 놓고 휴학까지 하면서 취업 준비에 매달린다. 예전 학생들보다 죽도록 공부하지만 적성에 맞고 장래성 있는 직장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졸업은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하지만 첫 발을 떼는 순간부터 고통이다. 어차피 인간 사는 세상을 고해(苦海)라고 하지 않았던가. 군대 갔다와서 취직도 못하고 빈둥빈둥 놀다가 보면 부모님 뵙기도 고역이다. 죽어라고 공부해 학점 관리도 잘 했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어 방황하는 청년실업자가 많다. 청년 인턴 모집하는 곳 가봤자 겨우 최저 임금밖에 주지 않아 발길을 되돌려야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쯤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이들에게 '맑고 향기롭게' 살 수 있는 지혜서인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 일독을 권하고 싶다. 보왕삼매론은 일상 생활 또는 수행중에 생겨나는 걸림돌을 디딤돌로 바꾸는 10가지 가르침이다. 이 글의 저자는 국내에서 명나라 말의 고승인 지욱(知旭)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와달리 '보왕삼매 염불직지'의 서문에는 명나라 초기 때 이름난 선승인 묘협으로 명시돼 있다. 지난 2009년 대웅전이 불탄 여수 돌산읍 향일암에도 이 글귀가 적혀 있어 발길을 머물게 한다.
첫째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길 '병고(病苦)로써 양약(良藥)을 삼으라'하셨느니라. 둘째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제 잘난 체하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일어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길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 하셨느니라. 셋째 공부하는데에 마음에 장애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길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으라'하셨느니라.(나머지 7가지는 생략)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사바세계라고 하는 건 참고 견디며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라는 뜻이다. 그래야 거기서 삶의 묘미를 찾을 수 있다. 젊은이여 큰 꿈을 품고 좌절하지 말고 용기있게 나가라.
/ 백성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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