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내버스가 파업한지 석달이 지났다.물밑접촉을 벌였지만 풀릴 기미가 안보인다.그간 김완주지사 정동영의원 송하진시장 등 관계자들이 모두 나섰으나 전혀 약발이 먹혀 들지 않았다.도·시의회나 시민사회단체나 대학생회 등도 맥을 못췄다.지방자치를 실시한지가 20년이 되었는데도 이 문제 하나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것에 시민들이 더 분노를 느낀다.환자가 병을 낫기 위해 백방으로 병의원을 찾았어도 그 효험이 없는 것처럼 전주시내버스 사태가 꼭 그런 꼴을 닮아가고 있다.
민노총 지도부의 지휘를 받아 파업을 이끌어 가기 때문에 문제가 안 풀리고 있다.중앙에서 온 민노총 간부는 프로나 다름 없고 행정이나 사측은 순진무구한 아마추어 수준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다.사실 노조는 지휘부의 성격에 따라 파업 양상이 달라지는데 현재는 지휘부 의지가 강해 전체가 볼모로 잡혀 있다.일각에서는 중앙 간부는 빠지고 전북에 있는 노사양측이 협상테이블에 앉아 머리를 맞대야만 풀린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예전 같으면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하루 이틀도 아니고 장장 석달 이상 서민을 볼모로 잡고 파업을 계속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따지고 보면 민노총 소속 조합원들도 불쌍한 사람들이다.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할 사람들이다.지금와서는 적당한 명분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이번 파업은 노사 모두에게 상생이 아닌 상사(相死)로 결말이 날 수 있다.자칫 파업 장기화에 따른 엉뚱한 일로 비화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주 시민들도 파업 초기에 비해 그 분노는 약해졌지만 자존심에 상처 받았다며 분개하는 모습이다.시의회가 뒤늦게 버스특위를 구성해서 조사활동에 나섰으나 큰 기대는 안걸고 있다.민선자치의 역량 한계를 보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이대로 가다가는 복수노조가 법적으로 효력을 발생하는 7월1일 이후에나 풀릴 전망이다.그렇게 되면 모든게 엉망진창이 돼 버린다.행정도 정치권도 노사 모두도 패자가 된다.
지금같아서는 마치 말기암 환자를 의사가 쳐다만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그렇다고 원로들이 나서서 파업을 중재할 기미도 안보여 이래저래 속만 탄다.어쩌다 전주에서 이 같은 풍토가 만들어졌는가를 곱씹어 볼 때다.백성일주필
/ 백성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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