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전북에 프로야구를] ①프롤로그-"10구단 창단, 야구 명가 부활을"

도민 열망·자본주·전용구장 관건…전주시 연고 추진하면 가능성 충분

1990년 1월 5일 열린 쌍방울 레이더스 창단식 모습. (desk@jjan.kr)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 신약성서 마태복음 25장 29절이다. 이 구절을 인용해 여러 사회현상들을 '선순환의 고리는 그 고리를 인위적으로 끊을 때까지 지속되고, 악순환의 고리도 그 고리를 인위적으로 끊기 전까지 지속된다'고 해석한 게 바로 '마태복음 효과'다.

 

마태복음 효과는 전북의 프로야구에 그대로 들어맞는다.

 

▲쌍방울 제8구단 창단= 지난 1990년 전북을 연고지로 창단한 프로야구 제8구단 쌍방울 레이더스(돌격대)는 1999년 모기업 쌍방울이 부도나면서 10년 만에 팀이 SK로 넘어간다. 팀을 인수할만한 지역 연고 기업이 없었고 도세가 약하고 낙후된 전북으로서는 말 그대로 '있는 것까지 빼앗긴' 꼴이 된 것이다.

 

그 당시 전주시장이었던 김완주 도지사는 SK에게 '제발 연고지를 전북으로 해 달라'고 통사정을 했지만 SK는 끝내 인천에 둥지를 튼다. "그 때 정말이지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지난 25일 만난 김 지사의 회고다. "하지만 야구 명가 전북의 자존심과 자부심을 되찾을 때가 온 것 같습니다. 문제는 전용 야구장과 구단을 맡을 기업을 찾는 일인데 그보다 먼저 필요한건 제10구단을 원하는 도민들의 폭발적인 열망입니다."

 

▲제9구단의 태동= 쌍방울 레이더스가 SK로 매각된 지 12년이 흐른 지금. 한국 프로야구계는 제2의 르네상스 시대를 맞고 있다. 한국 야구가 최근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 베이징올림픽 우승, 아시안게임 우승 등 국제대회에서 선전하면서 국민적 인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기아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가 새 구장 건립을 추진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더해지고 있다.

 

특히 쌍방울 창단 이후 21년 만에 게임업체 엔씨소프트가 창원시를 연고지로 지난 22일 제9구단 창단을 확정짓자 프로야구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스포츠의 반열에 오르는 분위기다.

 

제9구단 창단은 작년 7월 1일 창원, 마산, 진해가 합쳐진 통합 창원시의 열정과 엔씨소프트의 의지가 일궈낸 합작품이다.

 

창원시는 제9구단 추진 배경으로 ▲110만 통합 창원시민 결속과 화합의 매개체 ▲시민 스포츠 욕구 충족 및 문화적 자긍심 고취 ▲다양한 문화 콘텐츠 연계 ▲지역경제 활성화 ▲국내외 창원시 브랜드 가치 향상을 꼽는다.

 

▲전북은 지금= 이러한 창원시를 바라보는 전북 야구인들과 도민들의 상실감과 허탈감은 크다. 한국 야구사에서 차지하는 전북의 위상을 생각하면 비애감마저 느낄 정도다.

 

실제 국내 야구계와 팬들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군산상고를 빼놓고 한국 야구를 논할 수 없다고 말한다. 프로야구 역사도 마찬가지다. 해태 타이거즈와 쌍방울 레이더스 시절 김봉연, 김성한, 김준환, 김일권, 김용남, 장채근, 조규제, 김기태, 박경완, 김원형 등등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든 대형 스타들이 모두 이 고장 출신이다.

 

특히 야구에 대한 도민들의 열정은 여전히 활화산이다. 재작년부터 군산에서 열리는 기아타이거즈의 경기가 매번 초만원을 이룬다는 사실은 이를 반증한다. 지금도 서울, 광주, 인천 등 전국 각지로 달려가 야구를 관람하는 열혈 팬들이 적지 않다. 사회인 야구팀도 200개가 넘는다.

 

▲제10구단은?= 이 때문에 몇년 전부터 전북에 프로야구단을 유치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물론 그동안에는 몇몇 야구계 인사와 도지사가 기업을 탐문하는 수준이었지만 창원 구단 탄생을 계기로 창단의 당위성이 한껏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용구장과 팀을 맡을 도내 기업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들어 가능성을 낮게 보기도 한다. 그러나 9구단을 이끄는 엔씨소프트의 경우 회사의 연고가 창원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또 예전과 달리 프로야구단을 이끌면 만성 적자가 아닌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그래도 기업이 나서지 않는다면 시민들이 자금을 모으는 이른바 '시민구단' 형식도 가능하다.

 

전용야구장도 창원시 사례를 배우면 된다. 창원시는 먼저 마산구장을 개보수해 사용하면서 전용구장을 2014년까지 짓기로 했다. 이는 전주시의 상황과 비슷하다. "10구단을 위해서는 전주시의 의지와 투자가 매우 중요하다"는 김 지사의 지적을 전주시가 귀담아 들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제9구단 창단은 필연적으로 제10구단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KBO(한국야구위원회)의 판단도 전북으로서는 반갑다. KBO는 리그를 정상적으로 운영하려면 짝수 구단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9개 구단으로는 2개 팀씩 4경기만 가능해 어느 한 구단은 쉬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KBO가 '제10구단은 지역안배를 고려해야 한다'는 여론을 의식할 것이라는 관측도 전북에겐 유리하다. 이 경우 프로야구가 있다가 사라진 전북은 사실상 제10구단 연고지 '0순위'로 떠오르게 된다. 다만 현재 새 프로야구 연고지는 광역자치단체가 아니라 기초자치단체여서 전주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전북일보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꿈을 주고 도민끼리 무한한 연대감을 형성하는 프로야구 제10구단 창단에 주목하는 배경들이다. 본보는 매주 월요일 제10구단 창단과 관련된 기획기사를 연재할 예정이다.

 

김성중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읍정읍 내장산 가을 단풍 물들다…"다음 주중 절정 예상"

정읍윤준병 국회의원, 정읍역 광장 재구조화 사업 구상 제시

사회일반전북 112 거짓신고 매년 증가⋯"처벌 강화해야"

법원·검찰檢총장대행 이례적 입장문…"대장동 항소안하는게 타당…제결정"

자치·의회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 경쟁…전북 '불리론' 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