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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 영화] 황당한 외계인 폴

괴짜 외계인과 함께한 모험 황당한 설정 잔재미 '쏠쏠'

대체 어디서부터 이 영화를 풀어야 할지 모르겠다. 지난 주 시사회 관람 후 영화 생각만 하면 웃음이 터져 말을 잇지 못하는 상태. 그래서 혹시 이번 주 영화 소개가 두서없고 정신없어도 이해해 달라는 사과의 말부터 전한다. 너무 엉망인 기사 때문에 항의 메일을 보낼 생각이라면 일단 이 영화부터 보길. 장담하건데 영화 보는 중간에 까먹든지 덩달아 정신없어지든지 할 테니 말이다.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27년 전, SF판타지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동의 '이티(ET)'다. 지난 2002년에는 한국에서 재개봉을 하는 등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작품. 그런데 이 영화에 숨은 에피소드가 있다. 사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이티'를 제작할 당시, 깊은 고민이 있었다. 관객을 숨도 못 쉴 만큼 슬프게 만들 장면이 필요했던 것.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감동적인 마지막 장면은 생각나지 않고 결국 미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한다. 사실 미국 정부에는 그 존재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자문 역할을 수행하는 외계인이 있었다. 그리고 유명 감독인 스필버그 감독이 도움을 원하자 외계인과의 통화를 허락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영화 '이티'의 명작면으로 꼽히는 엔딩신은 바로 외계인의 아이디어였던 것. 비밀로 간직되던 이 에피소드는 '황당한 외계인: 폴'을 통해 공개되고 만다.

 

설마 외계인과 스필버그 감독의 에피소드를 믿는 건 아니겠지만 '황당한 외계인: 폴'에는 스필버그 감독의 목소리가 등장한다. 그 목소리가 진짜 스필버그인가 성대모사인가를 묻는다면 믿을 수 없겠지만 진짜 스필버그 감독다. 각본에 반한 스필버그 감독이 직접 목소리 출연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어디 그 뿐인가. 대배우 시고니 위버도 카메오 출연을 했으니 뭔가 남다른 매력이 있음은 분명하다.

 

외계인 믿다고 믿는 두 영국 남자 그레이엄 윌리(사이먼 페그)와 클라이브 골링스(닉 프로스트)는 지난 10년 동안 저축한 돈을 모아 미국으로 향한다. UFO 출몰 지역만 골라 다니던어느 날, 둘은 네바다 군사시설 '에이리어 51'로 향하고 그 곳에서 진짜 외계인을 만나게 된다. 이쯤 되면 그 옛날 '이티'처럼 지구인과 외계인의 우정을 확인하고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을 예상할 것. 이렇게 추측가능하다면'황당한 외계인 폴'에 스필버그 감독이나 시고니 위버의 출연이 가당키나 했을까. 이 두 외계인 신봉자가 만난 외계인 폴(세스 로건)은 이미 개념 따윈 자기별에 버리고 왔다. 욕과 음담패설을 입에 달고 살며 대마초를 말아 피우는가 하면 알콜중독자의 주량을 선보이는 것. 폴은 지난 60년간'에이리어 51'에 갇혀 살며 미국 정부와 할리우드를 위해 남모를 선행을 했지만 이제 자기별로 돌아가고 싶어'에이리어 51'를 탈출한 것이다. 이미 폴을 잡기위해 CIA 요원들이 출동했다는 사실에 분개한 덜떨어진 두 영국 찌질이들은 외계인의 도주극을 돕게 된다.

 

이 얼토당토 않는 이야기가 가능해 질 수 있었던 것은 두 주인공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와 '뜨거운 녀석들'에서 찰떡궁합을 선보이며 이미 '황당한'영화에 '황당한'연기를 선보인 그들. 자신들의 주특기를 펼칠 수 있는 영화였으니 오죽했겠는가. 혹 이 두 주인공을 모르 겠다 하더라도'황당한 외계인 폴'은 재미있는 영화다. 유명 영화와 대통령, 미국의 기독교 원리주의자를 놀리고 패러디한 잔재미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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