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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풍연심(風憐心) - 백성일

요즘 결혼식장에 가보면 신랑 신부들이 참으로 멋지다. 연예인을 능가할 정도로 예쁘고 아름답다.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이 이들을 두고 한 말이 아닐까 할 정도다. 샹들리에 조명발이 식장 분위기를 우아하게 꾸민 탓도 있지만 요즘 신랑 신부들이 개성있게 잘 생겼다. 훤칠한 키에 날씬한 몸매가 돋보인다. 눈빛에서 풍겨 나오는 강한 열정은 자신감 그 자체다. 권위적이고 민주화가 덜 된 지난날에는 무조건 사자(의사 판·검사 등)가 최고의 신랑 신부감이었지만 지금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정보화 내지는 지식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각 분야의 전문가가 각광받고 있다. 배우자 직업이 그렇다. 사회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각 부문에서 전문가를 필요로 하고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 엘리트라야 그만한 대접을 받는다. 자본주의가 성숙해지면 돈의 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통상적으로 돈 많이 버는 사람을 능력자로 친다. 돈의 위력이 커지면서 그 부작용도 속출하지만 그래도 돈에 가치를 둔다.

 

여기서 장자 추수편에 나오는 '바람은 마음을 부러워 한다'는 말을 떠 올려 생각해 볼 수 있다. 세상에 발 하나를 가진 기는 발이 100개나 되는 지네를 부러워 했고(夔憐玹), 지네는 거추장스런 발이 없는 뱀을 부러워했고(玹憐蛇), 뱀은 자신이 움직이지 않아도 멀리 갈 수 있는 바람을 부러워했고(蛇憐風), 바람은 가만히 있어도 어디든 가는 눈을 부러워했고(風憐目), 눈은 보지 않고도 무엇이든 상상하는 마음을 부러워했고(目憐心), 그런데 마음은 상상해도 상상이 되지 않는 전설상의 기를 부러워했다.(心憐夔)

 

일상을 살다보면 부러움의 연속일 수 있다. 예식장에 가면 잘생기고 능력있는 사람들의 결혼을 부러워 할 수 있고 호텔에 가면 비싼 외제차를 타고 와서 환대받는 능력자가 부러울 수 있고 골프장에 가면 골프 잘치고 돈 많은 부자를 부러워 할 수 있다. 부자는 권력자를 부러워하고 권력자는 건강하고 화목한 사람을 부러워 할 수 있다. 그러나 다 외양만 보고 판단한 결과다. 세상살이가 힘든 것은 부러움 때문이다. 상대방의 지위와 부·권력을 부러워하면서 늘 자신을 자책하기 때문에 불행한 것이다. 이 꽃 피는 화사한 계절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바로 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

 

/ 백성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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