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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평창과 무주 - 조상진

평창과 무주는 한때 라이벌 관계였다.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 티켓을 놓고 양보할 수 없는 경쟁을 벌였다. 벌써 10여 년전 일이다.

 

전북은 1997년 세계 대학생들의 잔치인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무주와 전주에서 치렀다. 이를 성공적으로 치른 후 자신감을 얻자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섰다. 마침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돼 물실호기였다. 측근이던 유종근 지사는 탄력을 받고 거침없이 나갔다. 1998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사마란치 위원장도 한국의 동계올림픽 유치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이르자 전북은 그 해 7월 문화관광부와 한국올림픽위원회(KOC)에 유치신청서를 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무주의 국내 경쟁은 독무대였다.

 

그런데 다크 호스가 나타났다. 강원도 평창이었다. 강원도는 1999년 치를 동계아시안게임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를 위해 김진선 부지사 등 관계자들이 일본을 방문했다. 1998년 일본 나가노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서 운영 노하우를 얻기 위해서였다.

 

일본의 동계올림픽 성공을 목격한 강원도는 동계아시안게임에 만족할 수 없었다. 더 큰 꿈을 향해 2000년 10월 정부에 동계올림픽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 전북보다 2년 3개월 늦게 출발한 것이다. 이 때부터 무주와 평창은 불꽃 튀기는 경쟁에 돌입했다.

 

먼저 신청한 전북은 국내 후보지 결정을 떼어 놓은 당상으로 믿고 느긋해 했다. 유 지사는 국내보다는 해외로 나가 IOC 위원 접촉에 주력했다. 반면 강원도는 선발주자인 전북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며 한나라당과 체육계, 언론계 등을 파고 들었다.

 

경쟁이 치열해지자 정부는 중재안을 냈다. 2010년에 평창, 2014년에 무주가 유치토록 한 것이다. 이후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평창은 중재안을 무시하고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재도전을 시도했다. 전북이 반발했으나 찻잔속 태풍이었다.

 

이같은 과정을 겪으며 강원도는 3수(修) 끝에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성공으로 한국은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 월드컵축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세계 4대 스포츠 행사를 유치한 '그랜드 슬램'국가의 반열에 올랐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러시아에 이어 세계 6번째다.

 

평창 유치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전북의 분발을 촉구해 본다.

 

/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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