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희(효사랑전주요양병원 한방 1과 진료원장)
가을로 접어들면서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어오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콜록콜록 기침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기침은 대개 감기에 걸렸을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기침이라는 것은 외부의 해로운 물질이 체내로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고, 폐와 기관지에 존재하는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정상적인 인체의 방어반응입니다. 그러나 기침을 한다고 반드시 감기에 걸렸거나, 호흡기 질환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무조건 기침을 억제하는 것 보다는 효과적으로 기침을 하게하고, 기침을 하게 하는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성적으로 기침이 나타나는 질환을 간단히 알아봅시다.
목구멍으로 콧물이나 기타 분비물이 흘러내려 자극을 받아 기침을 하는 후비루 증후군, 기침과 함께 목에서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고 호흡곤란이 동반되는 기관지 천식, 삼킨 음식물이나 위산이 역류하여 식도를 자극하면서 기침 증상이 나타나는 위식도역류(역류성 식도염) 등이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그 외에 흡연, 약물복용에 의해 나타나거나 습관적으로 무의식중에 기침을 지속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의학에서 기침은 해수(咳嗽)라고 하며, 외감(外感)과 내상(內傷)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외감(外感)은 외부적인 요인으로 기침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증상이 급격히 나타나고, 변화가 빠르며,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그만큼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내상(內傷)은 환자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질환이나 개인적인 인체특성이나 생활습관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고, 변화가 완만하며, 치료에 반응을 쉽게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성 기침은 내상해수(內傷咳嗽)의 범주에 포함되는 것으로 위장과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 과로나 스트레스로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사람, 체내 노폐물이 잘 배설되지 않아 잘 붓고 몸이 무거운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 진액(津液) 부족으로 입이 마르고 변비가 잘 발생하는 사람 등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으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겨버리거나 감기약만 지속적으로 복용하게 되면 나중에는 그 원인질환을 찾아내기가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다른 질환이 추가로 발생하게 되어 치료과정이 더 길어지고 복잡해집니다. 발병 원인과 개개인의 특성을 감안하여 실시되는 한방치료는 기침증상의 완화 뿐만 아니라 원인질환의 점차적인 개선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치료를 시작한 초기에는 빠르게 호전되지 않는 것처럼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내상(內傷)질환의 특성을 생각해 보고, 얼른 낫지 않는다고 불안해하기보다는 담당 한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내가 가지고 있는 기본 질환과 그 경과에 대해 파악하고, 일상 생활에서 지켜야 하는 의사의 지시사항과 생활습관의 교정을 통해 치료에 적극 동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나란희(효사랑전주요양병원 한방 1과 진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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