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의 권위는 엄청나게 까다로운 수상자 선정 과정이 대변한다. 희소성과 심사의 엄격함이다. 호암상의 권위는 상금이다. 국내서 상금이 3억으로 가장 많다. 삼성그룹 창업자인 호암 이병철 회장을 기리기 위해 지난 90년에 제정됐다. 또 개인이 설립한 재단으로는 최고의 상금을 자랑하는 경암학술상도 상금이 1억이다. 문학상은 대략 230여종이나 있다. 권위 있는 문학상은 황순원· 김동리· 김유정· 동인· 만해· 이상· 미당· 박인환문학상 등 소수에 불과하다.
해마다 도내서 주는 상의 종류와 수상자도 부지기수다. 상의 생명은 권위에 있다. 상은 주는 사람이 아니라 받는 사람이 영광스럽고 명예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선정 결과에 논란이 일거나 찜찜한 구석이 있다면 상으로써 가치는 소멸된다. 상을 안 받아야 할 사람이 받고 받아야 할 사람이 오히려 못 받으면 그건 상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것이다. 일부이긴 하지만 상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장난치는 사람도 꽤 있다.
국가기관이나 자치단체서 공직자에게 주는 상도 고개가 갸우뚱 해지는 경우가 있다. 공직자는 승진하는 것으로 땀흘린 대가를 받는다. 노력에 대한 보상이 승진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큰 상을 받으면 승진할 때 가산점이 붙어 승진하기가 수월하다. 그래서 공적조서 쓸 때도 있는 말 없는 말 다 보태서 쓴다. 하지만 일만 잘해서 상 받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상사와 담당 부서 사람들에게 알게 모르게 사적으로 공을 들여야 된다는 것이다.
상 받기 위해 심지어 사전 로비까지 하는 경우가 있다. 이쯤되면 안 받는 편이 낫지만 그래도 당사자들은 상 받기 위해 혈안이다. 심사위원들을 찾아 다니면서 구걸하다시피 해서 상을 받는 사람도 있다. 예전 같으면 토건업해서 돈 번 졸부나 유지들이 도 시 군민의장을 샀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5공 때는 개인택시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민주정의당 총재상을 사주겠다고 사기 친 사건도 있었다.
요즘 축제철을 맞아 상 받는 사람이 많다. 심사위원회를 구성해서 엄격하게 수상자를 결정했다고 말하지만 여론에 반하는 사람이 수상자로 결정난 경우가 종종 있다. 권위 있는 상은 받고 싶지만 그렇지 않은 상은 계륵과 같아 올바른 처신이 필요하다. 상 준다고 해서 마냥 좋다고 기뻐할 일이 아니다. 뒤에서 손가락질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 백성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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