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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 영화] 리얼스틸vs삼총사

운명을 건 한판승부·블록버스터급 외화

△ 리얼 스틸(액션, SF/ 127분/ 12세 관람가)

 

휴 잭맨이 주인공이라고 했다. 그래서 '엑스맨'을 떠올렸다. '로봇 파이터의 불가능한 도전'이라는 카피를 발견하고 나자 '아이언맨'도 생각났다. 그런데 그 '로봇 파이터'가 지구를 위협하는 적을 무찌르는 게 아니라 복싱 선수로 링 위에서 펼쳐지는 얘기라는 사실을 알았다. '아이언맨'과 '엑스맨' 여기에 '로키'까지 더하고 나니 '리얼 스틸'의 모습이 얼추 갖춰졌다.

 

2020년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복싱 경기장. 링 위에서 숨 막히는 승부를 펼치는 이들은 사람이 아닌 900kg에 2m 50cm가 넘는 거대한 로봇 파이터들이다. 인간의 권투가 금지되고 로봇을 이용하게 된 것. 이들을 조종하는 프로모터가 인간의 역할이다.

 

챔피언 타이틀 도전에 실패한 전직 복서 출신 찰리 켄튼(휴 잭맨)은 지하의 복싱 세계를 전전하며 살아가고 있다. 겨우 번 돈으로 구입한 고철 덩어리를 로봇 파이터로 만들어 재기하려는 찰라, 존재도 모르고 지낸 아들 맥스(다코다 고요)의 소식을 접하게 되고 임시 보호를 맡게 된다. 어쩔 수 없이 한 팀이 된 부자는 맥스가 우연히 발견한 고철 로봇 아톰을 최고의 월드 챔피언으로 만들기 위해 훈련을 시작하는데.

 

'리얼 스틸'의 강점은 로봇의 크기에 비등한 화려함은 없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애잔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로봇을 이용한 복싱이지만 인간 사이의 감정이나 갈등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 하지만 또 그 감정에 비해 스토리는 조금 뻔하고 밋밋하다. 로봇을 이용한 영화의 한계라면 한계지만 '트랜스포머'처럼 이야기를 잘 살린 영화도 있으니 부족한 면으로 인정해야 할 듯싶다. 스토리의 빈 곳을 채운 것은 CG 효과와 실제로 제작 했다는 3m짜리 실물 크기 로봇이다. 모션 캡처를 이용해 움직임을 창조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제작해 현실감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다.

 

또 하나의 '리얼 스틸'의 매력 포인트는 로봇 경기 장면 모두를 권투의 전설이라 불리는 슈거레이 레너드가 감수했다는 것이다. 피 튀기는, 아닌 쇳가루 튀기는 로봇들의 권투로 스트레스를 풀어보면 어떨까.

 

△ 삼총사(액션, 모험/ 111분/ 12세 관람가)

 

고전을 건드릴 때는 엄청난 결단이 있어야 한다. 잘해야 본전인 장사가 고전 리메이크. 그래서 '삼총사'의 로망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이번 영화는 '두고 보자'였을 것이다.

 

프랑스 왕의 친위부대 삼총사는 세계 최초 비행선을 설계한 다빈치의 설계도 암호를 갖고 베니스 총독 저택의 비밀 방에 모인다. 하지만 아토스의 연인인 밀라디(밀라 요보비치)가 암호를 빼내 버킹엄 공작(올랜도 블룸)에게 넘겨주며 삼총사는 임무를 실패하게 되고 다빈치의 설계도 또한 버킹엄 공작 손에 들어가고 만다. 일 년후, 프랑스의 실질적인 권력을 휘두르는 추기경(크리스토프 왈츠)은 꼭두각시 왕을 제거하고 왕권을 차지하기 위한 음모를 계획하고 한편, 왕의 친위부대가 되기 위해 성으로 향하던 달타냥(로건 레먼)은 우연히 만난 삼총사와 합류한다. 이제 이들은 추기경의 음모와 마주하게 되고 프랑스 왕실의 운명을 건 대결은 시작된다.

 

이미 90년대에도 '삼총사'는 영화화 됐었다. 이번 개봉작의 차이는 3D로 제작됐다는 것. 옛 이야기에 기술이라는 새 옷을 입힌 것이다. 대규모 전투신을 비롯해 화려한 궁의 모습이 실제처럼 눈앞에서 춤춘다. 그런데 기존의 삼총사를 생각했다면 엄청난 실망감만 돌아올지 모른다. 일단 이야기 자체가 달타냥에 초점을 맞춰 삼총사는 조연처럼 보일 정도. 여기에 로맨스적인 요소를 강조하다 보니 '의리'로 대변되는 '삼총사'의 로망이 와르르 무너져 버렸다.

 

오히려 예전에 만들어진 영화 '삼총사'에 3D만 입혔다면 어떨까하는 아쉬움이 들지만 3D로 즐기는 '삼총사'는 분명 색다른 경험. 항상 하는 얘기지만 3D 영화는 지금 놓치면 영영 볼 수 없으니 생각이 있다면 얼른 극장을 찾아야겠다.

 

이지연기자jiyeonwithu@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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