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진경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작물보호실장
국내총생산을 뜻하는 GDP는 1934년 하버드대의 사이먼 쿠스네츠 교수에 의해 처음 발표되었는데 상당기간 각 나라의 국민 생활수준을 반영하는 지표로 활용되어 왔다. 하지만 1974년 미국의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은 미국의 국민소득은 지속적으로 늘어왔지만 행복수준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이른바 '이스털린의 역설' 이론을 주장하였고 그때부터 국민의 삶의질 향상을 반영하는 GDP의 대안지표 설정을 연구하였고, 2009년 부산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제3차 세계포럼에서는 이러한 여러 가지 삶의 질과 관련된 지표를 반영한 '행복GDP'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같은 국제기조에 발맞춰볼때 우리나라의 삶의질 분야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 삶의질 향상 측면에서 우리농업은 농업인과 소비자 모두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농촌진흥청에서는 최근 인테러뱅을 통해 '키워드로 본 2012년 농산업'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FTA, 건강, 치유농업, 농촌에 대한 재인식, 애그리비즈니스, 다문화, 신 소비문화의 등장, 기후변화의 8가지 2012년 농산업 키워드를 제시하였는데 사회통합과 환경과의 조화를 위한 농업·농촌의 가치를 살펴보자.
첫째, 농업을 통한 치유이다. 최근 문제시 되고 있는 학교폭력, 다문화 가정의 증가,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 차원에서 농촌의 어메니티를 이용해 치유와 소통의 장을 만들어가는 것인데 차별화된 이미지 창출에 성공한 지역단위공동체, 치유공동체가 사회적기업의 형태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은 상당히 희망적이다.
둘째, 농촌에 대한 도시민의 재인식이다. 베이비부머의 은퇴시기가 다가오면서 농촌으로의 귀농이 해마다 늘어 1990년대 이후 누적 귀농인구가 약4만5000가구가 되었다는 농식품부 통계발표가 있었다. 또한 농촌진흥청에서 발표한 도시민 농촌관광 실태 조사에서는 13.8%가 농촌관광을 경험했고 70%가 넘는 응답자가 향후 농촌관광을 해보겠다는 의견을 내보이는 등 주5일제 확대시행과 함께 농촌을 통해 가치실현과 휴식을 얻어가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셋째,애그리비즈니스인데 각종 IT분야와의 융합이 적극 시도되면서 훨씬 편리하게 농업전반에 관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게 되었다. 블로그나 스마트폰을 통한 e-비즈니스를 제외하고서라도 최근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네이버와 업무협약을 맺고 친환경농산물 인증 농산물에 대한 정보를 연동할 수 있도록 하여 네이버 검색창이나 스마트폰 네이버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도록 한 사례만 보아도 스마트한 농업으로의 발빠른 전환이 이루어져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친환경 건강 먹거리의 생산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유통전문가를 대상으로 소비키워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치소비'가 18%로 비관심분야에 대해서는 싼 것을 찾지만 관심분야에 대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이를 종합해보면 웰빙, 건강에 가치를 두는 소비자는 친환경농산물에 대해 더 많이 따져보며 구매하겠지만 적정액수에 대해서는 얼마든 구매할 수 있다는 걸 말한다.
이처럼 농업·농촌의 가치 재발견은 이미 시작되었고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우리의 삶속에 조금씩 녹아들어가고 있다. 앞으로 '소통'과'조화'가 국제적으로 중요한 과제가 되어가고 있는 만큼 이러한 시도들이 더욱 확대되어 우리 삶의 질이 향상되어 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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