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정룡 군산대학교 총장
26일과 27일 양일간 전세계가 우리나라를 주목하게 된다.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때문이다. 53개국 정상들과 유엔, 유럽연합(EU), 국제원자력기구(IAEA), 인터폴 등 주요 국제기구 수장들이 참여하는 행사로 건국 이래 열리는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이다. 유엔총회를 제외하면 정상회의로는 가장 많은 국가가 참가해서 참가인원만 만명이 넘을 예정이니, 이 이틀간 전세계의 이목이 우리나라에 온통 쏠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9·11 테러 후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2010년 워싱턴에서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린 이후 두 번째로 열리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핵테러 대응을 위한 국제적 협력을 강화하고 그때의 약속사항이 얼마나 잘 이행됐는지도 점검하게 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던 그간의 원자력 정책과는 달리 세계 각국이 서로 감시자가 되고 피감시자도 되어 합의를 이끌어내자는 데 그 뜻을 두고 있는 이번 회의는 세계 핵정책에 있어서의 새로운 지평을 펼치는 자리라 하겠다.
회의 결과물로 서울코뮈니케가 발표될 예정이다. 서울 코뮈니케에는 핵과 방사성물질의 안전한 관리와 핵테러를 위한 구체적 실행조치가 포함될 예정이니, 서울코뮈니케가 향후 핵 안전을 위한 국제적 공조에서 강력한 힘을 가질 것이 확실하다. 국제적인 주요 의제가 타결된 도시는 세계사에 흔적을 남기게 된다. 서울코뮈니케 역시 세계사에 고유명사로 남을 것으로 기대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핵안전 문제가 지구적으로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간의 핵안전 논의는 안보적 측면에서 거론되어 왔지만 이제는 일상생활 속에서 걱정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되었다. 비록 이번 핵안보정상회의가 직접적으로 핵폐기를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서울코뮈니케가 잘 이행되면 자연스레 핵물질이 서서히 폐기되거나 감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국 전력 수요량의 47.5%가 원자력이고, 원자력 대국인 프랑스가 총발전량의 72.7%, 벨기에 59.7%, 헝가리가 48.8% 이다. 현재 14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중국은 2030년까지 75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할 예정이다. 또한 세계에는 1,600여t의 고농축 우라늄과 500여t의 플루토늄이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앞에 두고 평화를 논하기도 어렵고 지금 당장 핵 없는 세상을 외치기도 어렵다.
요즘 원자력 발전은 지는 에너지, 풍력·태양광 등 그린에너지는 뜨는 에너지로 통한다. 우리나라 역시 신재생에너지사업을 국가 주요사업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경제성을 확보하여 보편화될 때까지는 적어도 몇 십년은 기다려야 할 것이다. 그런데 지난 4월 미국 월드워치 연구소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2010년 재생 가능한 에너지의 발전량이 원자력발전량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전세계의 재생 가능한 에너지 발전량은 381GW로 원자력 발전량인 375GW 보다 6GW가 많았다고 한다. 더구나 세계 각국이 신재생에너지 공급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주제곡인 피스송의 가사처럼 '푸른 하늘과 맑게 웃는 아이들을 따뜻한 사랑으로 지켜'줄 '평화롭고 행복한 그곳'이 멀지만은 않은 것 같다. '우리 여기 하나 되어 마음을 열고 그곳으로 가는 길 이제 시작해 봐요.'세계안보정상회의 개최를 기다리는 필자의 마음 역시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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