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11 총선은 역대 국회의원 선거에 비해 유권자들에게 관전 포인트를 더해준다. 정치적 명운이 걸린 후보들 입장에선 죽느냐 사느냐는 문제가 달려 있지만 이를 지켜보는 유권자 입장에선 예측불허의 흥미진진한 선거전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사실 그동안의 선거를 보면 황색 돌풍이 불었던 13대 총선이후 도내에선 국회의원 선거가 특정 정당의 독무대였다. 정당의 공천이 마무리되면 사실상 선거전이 끝나버렸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가 그야말로 김빠진 맥주같아 관심도 흥미도 변수도 없었다. 어쩌다 무소속이나 당시 여당후보 한 두명의 당선이 최대 화두가 될 정도였다.
그 같은 지역정서가 지난 18대 총선부터 균열조짐을 보였다. 완산갑과 정읍에서 무소속 이무영 후보와 유성엽 후보가 각각 당선되면서 민심이반 현상이 드러났다. 지팡이만 꽂아도 싹이 난다는 텃밭 정서가 퇴색된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이 같은 기류가 밑바닥에서부터 소용돌이 치고 있는 것이 감지된다. 본보가 엊그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반증하고 있다. 지역정서를 등에 업은 통합민주당이 안심할 수 있는 곳은 11개 선거구 가운데 4~5곳 정도에 불과했다. 나머지 지역구에선 무소속 후보나 새누리당, 통합진보당 후보와의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통합민주당 후보가 다소 앞서는 지역도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다. 지역민심이 어느 방향을 타느냐에 따라 판세가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8대 완산갑 선거에서도 투표일 4~5일을 남겨두고 물갈이 여론과 무소속 바람이 불면서 뒤집어진 전례가 있다.
지역정서의 변화 조짐은 전북 뿐만 아니라 광주 부산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일부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 광주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를 누르고 1위를 달리고 있다. 부산에선 통합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있고 문성근 후보는 접전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선거판도의 변화는 그동안의 한풀이식 선거에 대한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또 입고 나온 옷 색깔에 휩쓸리지 않는 유권자의 주권을 되찾는 선거풍토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누가 진짜 인물인지 옥석 가려내는 유권자의 줏대있는 선택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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