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중반 네덜란드, 특히 암스테르담 주변에서는 많은 건설 사업이 진행됐다. 대부분이 대규모의 사업들이어서 상대적으로 그 중요도가 낮은 '알미르' 같은 신도시 건설계획에는 공간 설계와 건축 분야의 이름난 전문 인력들을 끌어들이기 어려웠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야심만만하지만 경험이 없는' 젊은 전문가들이었다. 숙련되지 않은 이들 젊은 전문가들은 '보다 인간적인' 공간을 창조하기 위한 열정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알미르'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실수에서 배우고 경험을 쌓아나가며 장단점을 발견해 계획을 수정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동시 다발적으로 대규모 공간 건설을 수행하지 않고, 작은 것부터 시작하여 다음 단계에 접어드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도시를 마치 생물체처럼 대하면서 그 변화 과정에 따라 개발 속도와 내용을 조절했던 것이다. 그 덕분에 '알미르'에는 논의 중인 빈 공간이 많이 남아 있다.
슈타트와 바우튼, 하벤 등 3개 지역으로 이루어져 있는 '알미르'는 각각 시차를 두고 차례차례 만들어졌는데 그래서인지 제각기 독특한 경관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알미르'를 돋보이게 하는 특징은 도시 안팎으로 푸르른 녹지공간이다. '알미르'는 바다를 매립하여 땅을 만들고 습기를 뺀 직후부터 곳곳에 대단위 녹지들을 조성해 숲을 만들었다. 자연을 훼손하여 도시를 건설하는 세태와 달리, 광활한 간척지에 자연을 들여온 지혜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알미르'에 처음 이주한 주민들은 대부분 무주택 서민층에 속해 있는 가난한 젊은이들이었다. 그러나 30여 년이 흐른 지금 알미르 주민들은 대부분 중산층 이상이다. 도시가 경쟁력을 갖추어 수요를 창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에게도 '알미르'와 같은 도시 건설이 다가오고 있다. 아직 먼 미래로만 보이는 새만금에 이름난 관광도시가 되어 있는 '알미르'는 좋은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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