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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외면한 대선 주자들

지난 13일 군산은 441mm의 물폭탄을 맞고 아비규환의 장으로 변했다. 마치 노아의 방주를 타야만 할 정도로 하늘이 뚫렸다. 가뭄이 너무 들어 그렇게 애타게 비소식을 기다렸지만 한꺼번에 폭우로 변해버려 도시가 완전히 마비됐다. 도심이 저지대이고 만조 때라서 피해가 컸다. 수해 발생 일주일이 지나면서 피해액이 공공피해액 72억을 합해 500억을 넘었다. 다행히도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처럼 군산시가 순식간에 물포탄을 맞아 엄청난 피해를 입었는데도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되지 않고 있다. 이유는 공공시설 피해액이 75억원을 넘어야 하는 기준에 부합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지금 군산은 숫자놀음을 할 정도로 한가한 지역이 아니다. 응급복구하는데 일손이 부족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군산시민들은 최근 3년동안 수해를 입어 비만 오면 걱정이 태산같다.

 

피해주민들은 전기와 상수도가 끊겨 뜬 눈으로 첫밤을 지새웠다. 또다시 호우경보가 발령될 때는 아파트 피해자들이 대피하는 소동을 벌였다. 그야말로 1주일 사이에 군산시민들은 지옥과 천당을 오가면서 심신이 극도로 지쳐버렸다. 피해소식을 접한 군 관 민은 즉각적으로 응급복구 대열에 합류했다. 주로 도내 기관단체가 줄을 이었다. 김완주지사를 필두로 서거석 전북대총장 송하진전주시장 정운천 새누리 도당위원장 등이 피해상황을 살피며 응급복구 대열에 동참했다.

 

하지만 이렇게 엄청난 피해를 입었는데도 중앙에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여야 대선 주자 중 정세균후보만 현장을 다녀 갔을 뿐 나머지 주자들은 꼴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국민을 사랑한다던 대선 주자들이 군산을 완전히 외면했다. 박근혜 등 여당 주자들은 19일 경선이 코 앞에 닥쳐서 그럴 수 있었겠지만 야권주자들은 말로는 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다고 강조한 사람들이었는데도 꼴도 보이지 않았다.

 

대선주자처럼 중앙부처 장차관들이 안오기는 매 한가지였다. 군산이 큰 피해를 당하고도 주목 받지 못한 이유가 따로 있다. 거물 정치인이 없고 야당도시라서 외면하고 있다고 주민들은 말한다. 피해 입은 군산은 딴나라가 아니다. 민생투어에 나선 대선 주자들이 만사를 제치고 피해 현장으로 한걸음에 달려왔어야 옳았다. 그런 줄도 모르고 선거 때마다 열나게 민주당 후보만 찍어댄 군산시민이 불쌍할 뿐이다.

백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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