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섭 경제부장
특히 식물의 경우 온난화에 따라 한반도에 아열대성 식물군이 상륙, 무섭게 북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북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최근 기후변화로 전북의 사과와 가을감자, 쌀보리 등이 전국적인 주산지로 발돋움하고 있고, 아열대 작물인 한라봉, 무화과, 석류 등의 재배도 크게 늘고 있다. 특히 과수작목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데, 그중 두드러진 작목은 사과로 나타나고 있다.
사과는 기존 주산지인 대구·경북에서 진안·무주·장수·남원 등 전북 동부 산악지대로 이미 옮겨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올해는 유달리 뜨거웠던 여름햇볕을 머금은 사과가 결실기에 접어 들면서 농가들이 수확의 즐거움을 누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예기치 않은 태풍피해로 50%에 이르는 낙과피해를 입었다.
많은 도민들이 과수농가의 아픔을 같이 나누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이번에 큰 피해를 입은 홍로 등 조생종 사과는 무주 장수 등 우리지역의 대표적인 품종이다.
장수 사과 1세대인 김재홍 씨(장수 홍로원 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장수 사과농장을 관리한 적이 있는데, 단풍으로 물든 가을 사과밭에 반해 장수에 터를 잡고 사과농장을 시작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해발 4-500m에 심어져 있는 사과나무는 늦가을까지 이파리가 떨어지지 않고 고운 단풍으로 물드는데, 그 정취가 아무곳에서 볼 수 없는 황홀경을 연출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과밭의 아름다움에 취해 후반기 인생을 영위하고 있는 김 대표는 "늦가을 사과밭의 황홀경과 함께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 또 한가지의 풍경이 있다"고 말한다.
사과수확철만 되면 부족한 일손을 모시기 위해 전주로, 남원으로 농장의 합승차량이 줄을 잇는데, 새벽에 전주의 인부들을 태우고 방곡재(장수 초입의 고개)를 내려오는 합승차량들의 행렬이 새벽 안개 속에 장관(?)을 이룬다는 것.
# 사과 재배농가들은 일손부족을 메꾸는 것이 중요한 일과이다.
가을 한 철 도시의 노동력을 끌어오기 위해 새벽 인력시장을 전전해야 하고, 하루 일과가 끝나면 이들을 도시까지 운송해야 한다.
노동력 확보를 위해 결코 쉽지 않은 노력이 수반되고 있는 상황이다.
단기간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사과농사…자치단체들도 지속적으로 문제해결을 위해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속 시원한 해결책이 나오고 있지 않다.
자치단체들이 농가지원에 고심하면서도 정작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단체장이 선거직이다 보니 선거법 위반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정부에서도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사람들을 농촌지원 인력으로 쓰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좀 더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 모색돼야 할 것이다.
변화되는 재배여건에 따라 아열대 작목에 대한 농가 보급과 적합 신품종, 적응기술 등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동인력 공동수급·운송차량 공동사용 지원' 등 농가들의 필요불가결한 요망사항을 눈치보지 말고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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