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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콩 자급률

콩은 세계 최대의 신데렐라 작물이다. 생산과 이용, 모든 면에서 그렇다. 웰빙식품이나 가공식품 뿐 아니라 가축사료, 바이오에너지, 잉크, 플라스틱, 섬유 등 용도가 1000 가지가 넘는다.

 

이러한 콩의 고향은 한반도와 만주지역이다. 우리가 먹는 곡식 중 유일하다. 우리 조상들이 콩 재배의 주역이었던 셈이다. 콩나물을 키워 먹는 민족도 우리가 유일하고, 이것을 제사상에 올리는 민족도 우리 밖에 없다. 간장 된장 고추장 청국장 등 발효식품인 전통 장류와 두부 요리에는 한민족의 정서가 고스란히 스며 있다.

 

한반도에서 콩을 재배한 것은 5000년 전으로 추정된다. 청동기시대를 전후한 유적지에서 탄화콩이 출토돼 당시 콩을 식량으로 사용하고 있음이 입증되었다. 반면 서양에는 18세기에 전래되었고, 널리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에 이르러서였다.

 

콩의 가치를 일찍 깨달은 나라는 미국이다. 1929년 콩을 중심으로 식물 유전자원을 수집하기 위해 '동양 식물탐험 원정대'를 파견했다. 그들은 한반도와 만주 일대에서 콩 유전자 4471점을 수집했다. 그 중 우리나라(조선) 것이 76%인 3379점, 일본이 13%인 579점, 만주가 11%인 513점이었다. 그들은 보고서에서 "조선에서 모은 자료와 사진만으로도 훌륭한 책을 쓸 수 있을 정도"라고 기록했다.

 

미국정부는 1930-40년대 콩 증산정책을 썼고 생산과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세계의 콩 재배면적은 1억㏊가 넘고 계속 증가 추세다. 2010년 기준 세계 콩 생산량은 미국이 가장 많은 9140만톤으로 35%를 차지한다. 이어 브라질 27%, 아르헨티나 21% 순이다.

 

중국은 1990년대 초까지 콩 수출국이었으나 이제는 최대 수입국으로 변했다. 미국 수출물량의 70%를 수입하는 최대 고객이다. 그런데 올 들어 미국이 최악의 가뭄으로 콩값이 폭등했다. 그러나 중국은 지난 2월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이 미국 방문시 저렴한 가격으로 862만톤을 미리 구매했다. 당시 가장 큰 손인 중국의 최고위층이 미국 방문 선물로 콩을 사준 것이다. 이것을 당시 시장에서는 '시진핑 랠리'라 했다.

 

그럼 우리는 어떤가. 우리나라의 콩 수입량은 156만톤(2009년 기준)으로 자급률은 8.4%에 불과하다. 콩의 원산지인 우리가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처지가 안타깝다. 조상진 논설위원

조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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