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타 (드라마/ 104분/ 청소년 관람불가)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자꾸 보게 되는 이유는 변태적인 인간의 습성이라고 해두자. 그의 작품 수가 늘어날수록 더 '나'를 옥죄어 보는걸 보면 김 감독도 이를 노린 것이란 생각이다.
강도(이정진)는 끔찍한 방법으로 채무자들의 돈을 뜯어내며 살아가는 인물. 손가락을 자르거나 다리를 부러트리는 방식으로 채무자들에게 상해를 입혀 보험금을 뜯어낸다. 청계천의 노동자들은 그렇게 돈을 뜯기고, 채무기간을 연장하려고 몸을 팔려고 하거나 자살에 이르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혼자 자라온 강도에게 엄마라는 한 여자(조민수)가 불쑥 찾아온다. 끊임없이 그녀의 정체를 의심하지만 '너를 버려서 미안하다'는 여자는 어느새 강도의 '엄마'가 된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엄마는 사라져 버리고 잔인한 비밀이 드러나는데.
'피에타'는 성모 마리아가 죽은 그리스도를 안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그림이나 조각상을 뜻하는 단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이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어느 누구도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그래서 관객은 더욱 자비를 원하게 된다.
이미 누구나 알다시피 '피에타'는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영화제 수상작들이 '재미없다'고 하는 관점에서 보자면 '피에타'는 상업영화의 재미도 분명 있다. 물론 일반적으로는 조금 지루한 것이 사실. 특히 기대를 많이 했거나 조금이라도 내용을 알고 있다면 더욱 심할 증상이다. 그러나 누구에게도 베풀어지지 않는 그 자비로 인해 관객에게 다가오는 충격은 참으로 묵직할 것. 적나라한 우리의 어두운 면, 대면할 준비가 됐다면 '피에타'가 모든 것을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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