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의 부주의한 업무 처리로 인해 하천에서 평화롭게 노닐던 어린 새싹들이 자칫 수마에 몰살당할 뻔한 황당한 일이 대낮 도심에서 벌어졌다.
지난 1일 오전 10시 40분께 전주의 한 어린이집 원생 8명이 전주시 동서학동 전주천 한벽보 아래에서 징검다리를 건너던 중 급류에 휩쓸리는 사고가 나 일부 어린이가 200여 미터나 떠내려가다 구조됐다. 주변에 있던 어른들이 서둘러 구조, 대부분 무사했지만 한 아이는 현장에서 인공호흡을 받아 살아났다. 또 다른 아이는 저체온증을 보이는 등 상태가 좋지 않아 인근 예수병원으로 긴급 후송되는 등 한바탕 난리법석이 일어났다.
처음 사고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아이들이 하천에서 놀다 물에 빠지면서 일어난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6세 전후의 어린이집 아이들인데다 전주시내 하천인 전주천이나 삼천천 모두 급류가 생길 만큼 수량이 많지 않은 계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어처구니없게도 전주시의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인재였다.
사고 지점 상류인 전주시 완산구 동서학동 한벽보 인근에서는 K-water전북본부가 '전주시 대성급수구역 광역 전환사업'을 진행하고 있었고, K-water측은 이 공사를 위해 전주시 완산구에 한벽보의 개방을 요청했다. 이에 완산구청은 소속 공무원 1명과 공익요원 3명을 현장에 배치하고 보를 개방했다. 한꺼번에 많은 물이 쏟아지면서 급류가 형성됐다. 그러나 이들은 하류지역 천변 길을 산책하는 시민들에게 경고 안내방송 등 아무런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특히 어린이집 원생들이 건너던 징검다리는 한벽보에서 불과 100여 미터 거리에 있었지만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고개들어 하류 쪽을 한 번만 쳐다보았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완산구청장은 사고 후 1시간이 지난 뒤에서야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방에서 발생한 노크귀순 사건이 전방 군부대의 일만은 아니다. 일선 공직사회가 넋을 놓고 도덕적 해이에 빠져 있으면 시민의 생명과 재산은 안전하지 않다. 어느 시민이 그런 공무원들을 위해 세금을 내고 싶겠는가.
전주시는 지난 해 8월, 진북동 쌍다리 앞 전주천에서 물놀이하던 학생 등 3명의 귀중한 생명을 떠나 보냈다. 당시 사고 하천변에는 제대로 된 안전시설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전주시는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급급했다간 또 소를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