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서 세 아들을 평가했다. "맹희(장남)는 그룹 일부의 경영을 맡겨 보았는데 6개월도 안돼 기업체는 물론 그룹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본인 스스로 물러났다. 창희(차남)는 그룹 산하의 많은 사람을 통솔하고 큰 조직을 관리하는 것보다는 알맞은 회사를 건전하게 경영하고 싶다고 해 본인의 희망을 들어주었다. 건희(3남)는 중앙일보만 맡으면 하는 게 나의 심정이었지만 기업경영에 열심히 참여하고 공부하는 노력이 보였다. 본인이 하고 싶다면 그대로 놔두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했다."
3남 건희를 후계자로 지목한 배경이다. 장남과 차남을 제치고 3남을 후계자로 지목한 배경엔 '미래의 삼성', '사회적 존재'로서의 삼성을 염두에 둔 것이겠다.
호암의 25주기 기일이 어제(19일)였다. 지난 24년간 삼성, CJ, 신세계, 한솔 등 범 삼성가(家)의 오너 가족들이 함께 모여 선영을 참배했지만 올해는 찢어진 채 추도식을 진행했다. 삼성과 CJ가 호암의 상속재산을 놓고 소송을 벌이는 동안 감정의 골이 깊어진 탓이다. 후계자 선정에 대한 호암의 안목은 탁월했지만 미래 가족경영 만큼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삼성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세계 어느 곳을 가도 삼성을 만날 수 있다. 국내에도 곳곳에 삼성공장들이 있다. 경기 수원과 기흥· 성남, 충남 연기, 부산, 경남 거제, 충남 천안과 서산, 울산, 인천, 광주, 경북 구미에는 1개 이상의 공장이 있다.
하지만 전북에는 삼성 계열사 공장이 단 한 곳도 없다. 작년엔 새만금 투자 MOU(양해각서)를 체결해 놓고도 그 내용을 밝히면 무산된다는 엄포를 놓았다. 글로벌 기업 답지 못한 태도다.
전북한테 삼성은 미운 기업이다. 호암이 강조한 '사회적 존재'로서의 삼성이라면 지역간 균형 투자에도 인색해선 안된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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