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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소수민족 언어 보존 대안 될 수 있나

▲ 인도네시사 술라웨시주(州) 바우바우시(市) 소라올리오 지구의 '띵까하 을리부' 도로에 한글로 병기된 도로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 연합뉴스

■ 제시문

 

〈자료 1〉 외국인의 한글연구

 

영국 리스 대학의 샘슨 교수는 인류가 사용해 온 각종 문자 체계를 분류해 기술하면서 한글은 기본적으로 알파벳 문자이지만 다른 알파벳 문자와 한 부류로 묶을 수 없음을 밝히고 있다. 한글은 'ㄷ-ㅌ-ㄸ'처럼 기본 글자에 획을 더하거나 같은 글자를 반복함으로써 음소의 자질을 체계적으로 나타내 주고 있고, 이러한 특징은 다른 문자 체계에서는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국제 학계가 한글의 우수성과 독창성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이다. 1960년 미국 하버드 대학의 교과서로 출판된 라이샤워와 페어뱅크의 공저 "동아시아:위대한 전통"의 제10장에서 라이샤워는 한글이 오늘날 사용되는 문자 체계 중 가장 과학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로부터 4년 뒤 미국에서 열린 중국, 일본, 한국의 언어와 문자에 관한 세미나에서,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의 포스 교수는 자신의 논문 "한국 문자:이두와 한글"을 통해 한국인이 세계에서 가장 좋은 알파벳을 발명했다고 감탄했다. 한글에 대한 이러한 예찬에 날개를 달아 준 것은 시카고 대학의 맥콜리 교수였다. 맥콜리 교수는 동양 3국의 언어와 문자에 대한 논문 모음집을 평하는 가운데 포스 교수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를 표하면서, 한글이 조음 음성학적 분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알파벳이며, 소리의 음성적 특징을 시각화하는 데 있어 우수함을 인정했다. 이후 각종 언어학 개론서의 문자론에서 한글에 대한 언급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독일인 최초로 한국학 박사 학위를 받은 함부르크 대학의 사세 교수는 "서양이 20세기에 들어서 완성한 음운 이론을 세종 대왕은 그보다 5세기나 앞서 체계화했고, 한글은 전통 철학과 과학 이론이 결합한 세계 최고의 문자"라고 극찬했다. 그는 세종 대왕을 스승처럼 여겨 한국 방문 때마다 대왕릉을 참배하고 명함의 한쪽 면을 한글로 적었는가 하면, 자신의 어린 아들에게 한글을 가르쳐 본 경험에 비추어 한글이 얼마나 배우기 쉬운 글자인지 역설하기도 했다.

 

미국의 맥콜리 교수는 매해 한글날이면 자신의 집으로 사람들을 초대해서 파티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한글날을 10년 넘게 지켜 온 미국인 교수가 또 있다. 메릴랜드 대학교의 램지 교수는 한국어 강좌 수강생들과 함께 해마다 한글날이 되면 한글 붓글씨를 써서 전시회를 열고 있다. 그는 서양의 알파벳이 수백 년 동안 여러 민족을 거쳐서 변형·개량되어 온 것인 데 반해 한글은 발명된 것이라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나아가 그는 훈민정음 창제 당시 음절을 초성, 중성, 종성으로 나눈 것은 음소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하고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세계 최고의 알파벳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 디지털 한글 박물관, '외국인의 한글 연구',

 

해냄 고등국어(하). 재인용

 

〈자료 2〉 찌아찌아족의 한글

 

찌아찌아족은 인도네시아 부톤섬 남부의 바우바우시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이다. 인구 6만 명 밖에 되지 않은 이들에게 고유의 말은 있지만 글자는 없다. 오랜 세월동안 그렇게 살아와 일상에서야 큰 불편은 없었겠지만 기록문화 자체를 갖고 있지 않은 찌아찌아족은 오랜 전설도 구전으로만 기억해야 했다. 그러나 더 절박한 문제가 있었다. 찌아찌아족 고유어까지도 잃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실제 언어 소멸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6,000개. 유네스코의 소멸위기 언어연구 프로젝트 '아틀라스'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이 중 2500여개가 사라질 위기에 놓여있다.

 

2009년 찌아찌아족은 한글을 자신들의 공식표기문자로 채택했다. 훈민정음 반포 이후 한글이 국경을 넘은 이 첫 사례에 우리 정부는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한글의 세계화 가능성까지 잇대어 대대적으로 환영했다. 학계도 한글의 과학적 우수성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전기가 됐다며 문자체계가 없는 소수민족의 언어가 대부분 사멸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을 내세워 한글 보급이 더 확산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한글은 세계의 문자 중 탄생기록을 가진 유일한 문자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1997년엔 '훈민정음'이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됐으며, 유네스코는 배우기 쉽고 문맹을 없애는 우수한 글자의 의미를 살리는 '세종대왕 문맹퇴치 상'을 제정하기도 했다.

 

한글의 24개 문자조합으로 낼 수 있는 소리는 8000음 정도로 알려져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1만개 이상까지 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어찌됐든 소리 나는 것은 거의 다 쓸 수 있는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발음을 표기할 수 있는 문자다.

 

한글을 공식 표기문자로 채택했던 찌아찌아족에게서 다시 한글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글날 전날인 8일 인도네시아 바우바우 시가 운영하던 '세종학당'이 8월 31일 일시 폐쇄됐다고 밝혔다. 세종학당은 정부가 세계 각지에 설립한 한국어 교육기관으로 바우바우시에는 올해 1월에 설립됐다. 불과 7개월 만에 문을 닫은 이유를 들여다보니 정부지원으로 이뤄졌던 교육부실과 지원예산 부족 때문이다.

 

실용성과 보편적 가치로 사멸 위기에 놓인 소수 종족의 언어를 보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인정받은 한글이 고유 문자를 갖고 있지 않은 소수 민족의 대안이 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먼 모양이다.

 

-전북일보(2012년 10월 11일)

 

〈자료3〉 찌아찌아족 오보 실은 교과서 내용

 

교육과학기술부는 사단법인 한국검정교과서를 통해 출판사들에 관련 내용을 수정하도록 통보했다고 18일 밝혔다. 교과부 관계자는 "언론보도가 오보인지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워 발생한 일"이라며 "문화부의 수정요청 공문을 출판사에 보냈으며, 저작자와 집필진이 자율적으로 수정여부를 판단하겠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만큼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검정교과서가 다른 교과서에도 같은 오보가 실린 것이 있는지 확인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이날 공식 브리핑을 갖고 "정부 차원의 한글 보급 사업과 공식 문자 채택이라는 용어는 외교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해당 국가의 공식적 요청이 없는 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화부는 전날 금성, 지학사, 유웨이 중앙교육, 더텍스트, 좋은책 신사고가 낸 주요 고등학교 국어(검인정) 교과서 5종에 실린 찌아찌아족 사연과 관련, '표기 문자의 하나로 한글을 배우고 쓰기 시작했다'는 내용으로 수정하도록 교과부에 요청했다. 현재 이 출판사들이 펴낸 고등학교 국어(상) 1권과 국어(하) 4권에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공식 문자로 채택(또는 보급)했다', '문자가 없어 소멸할 위기에 처한 찌아찌아어'라는 허위사실이 적혀 있다.

 

또한 서울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 동상 지하에 있는 역사ㆍ체험전시관인 '세종이야기'에도 교과서와 마찬가지로 잘못된 내용이 소개돼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관에는 '한글을 공식 문자로 채택한 찌아찌아족'이라는 제목으로 "찌아찌아족은 고유의 언어를 가지고 있었으나 표기할 문자가 없었다. 그들은 고유어를 보존하기 위해 '라틴어'나 '아랍어'보다 고유 언어의 발음과 의미를 잘 살릴 수 있는 한글을 2009년 8월 공식 문자로 채택하였다"는 설치물이 2010년 2월부터 전시되고 있다. '세종이야기'를 운영하는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문화부에 공식적으로 사실 확인 절차를 밟아 잘못된 내용이 확인되면 조속히 해당 내용을 수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일보(2012년 10월 18일)

 

쟁점 논제

 

1. 논술 논제

 

한글의 우수성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소수 민족의 언어를 보존하는 문자로서 현실적 문제 상황에 있다. 자료 1, 2, 3을 바탕으로 한글이 소수민족의 언어를 보존하는 데 필요한 문자 언어로서 대안이 될 수 있는 지 자신의 관점에서 서술하시오!. (900자 내외) * 보낼 곳: riversnow@ naver.com

 

2. 면접 논제

 

한글이 과학성과 실용성을 갖추고 있지만, 소수 민족의 언어를 보존하고 , 더 나아가 공용어로서 발전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지 반론을 고려하여 말해보시오! (면접은 주변 학생들과 해보기 바람)

 

쟁점 확대하기

 

1. 한글은 소멸위기의 소수 민족 언어를 보존할 과학적이고 우수한 문자다.

 

한글은 과학적이고 독창적이며 실용적인 문자이다. 왜냐하면 발음기관의 모양을 본떠 기본자를 만들고, 여기에 획을 더해 음운적 자질이 같은 문자를 만드는 체계는 세계 여러나라의 언어학자들의 연구를 통해서 우수성이 입증되었다. 뿐만 아니라, 습득이 쉽고, 문자의 조합으로 다양한 소리를 표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로 인해 표기 문자가 없는 소수 민족의 언어를 보존하기 위한 문자로서 대안이 될 수 있다.

 

2. 문자와 같은 언어의 보급은 경제적인 지원과는 다르다.

 

언어와 같은 문자의 보급은 단순한 경제적 지원과 다르다. 왜냐하면, 언어는 민족의 정체성과 관련이 있다. 즉, 언어 보급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보도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외교적 마찰을 가져올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의 공식문자는 부적절한 표현이며 공식언어에 해당하는 공용어가 있다. 다만, 한글은 찌아찌아족의 부족이 문자교육의 일환으로 선택한 문자의 하나로 인식되어야 한다. 따라서 해당국의 공식적인 요청이 없는 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쟁점 기출문제

 

1. 논술 : 2006학년도 이화여대 정시 논술문제

 

〈문제〉사회 공동체에서 언어는 의사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도구 이상의 역할을 한다. 아래 지문들의 내용에 근거하여, 언어가 어떤 방식으로 사회 공동체에 영향을 미치는지 자신의 관점에서 논술하시오.

 

쟁점 관련 도서

 

1. 한글 2. 언어와 문자

 

쟁점 관련 영화

 

1.퍼스트 그레이더 2.바벨

 

■ 학생 글과 교사 총평

 

1. 학생 논술문

 

2009년 인도네시아의 부족중 하나인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부족문자로 공식 채택했다. 이를 학계에서는 한글의 과학적 우수성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한글이 찌아찌아족과 같은 소수민족의 언어를 보존하는 문자로서 가능하다는 주장에 대해 나는 동의한다. 소수민족에게 한글은 어떠한 글자보다도 많은 우수성과 독창성을 지닌 글자일 것이다. 한글이 이러한 문자로서 충분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한글의 우수성은 국제학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자료1에서 보면, 미국 시카고 대학의 맥콜리교수는 한글이 조음 음성학적 분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소리의 음성적 특징을 시각화한다는 점에서 한글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다. 또한, 메릴랜드 대학의 램지교수는 한글이 음절을 초성, 중성, 종성으로 나누어진 것으로 보아 그것이 음소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한 글자라고 예찬하였다.

 

물론 다른 문화와 의식을 가지고 사는 소수민족들이 한글을 수용하는 데는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자료 2.3에 제시된 현재 찌아찌아족이 사는 도시인 바우바우시에서의 세종학당 철수와, 한글교육의 잠정적인 중단이다. 자료2에서 보면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발음을 표기할 수 있다는 점을 가지고, 찌아찌아족의 공식표기문자로 채택되었다. 하지만 지금, 한글교육은 중단되었으며 바우바우시와 세종학당은 단절이 선언된 상태이다. 정부는 바우바우시에 서둘러 한글교육기관인 세종학당을 설립하였지만, 충분한 예산이 마련되지 않았다. 결국에 세종학당은 교육부실과 예산부족으로 문을 닫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 회의를 품기보다 한글 보급 방법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특히 정부는 소수 민족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예산마련과 한글 교사 채용을 늘리는 등 단계적인 한글 보급이 필요하다.

 

한글은 세계 최고의 알파벳이다. 그러한 한글이 소수민족을 위한 문자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단계적 문자 보급 추진뿐만 아니라, 국민들 또한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한글 보급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주 동암고 1학년 양현수

 

2. 교사 총평

 

△한글과 소수 민족 언어의 보존

 

한글은 우리가 자부심을 느낄 만큼 과학적이고 독창적이며 우수한 문자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소멸할 위기에 놓인 소수 민족의 언어를 보존하기 위한 문자로서 주목받기에는 해결할 과제가 많다. 정치, 경제적 문제 뿐만 아니라, 문화와 사고방식의 수용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독해력

 

제시문에 대한 요약, 분석은 독해력의 핵심이다. 또한 이를 통해 논술문의 주장과 근거에 대한 재료를 생성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양현수 학생은 2문단과 3문단을 통해 논제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잘 분석했다고 볼 수 있다.

 

△논리력

 

논술은 논제에 대한 자신의 논리적 문제 해결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주장과 근거뿐만 아니라, 예상되는 반론에 대해 반박하는 과정이 있어야 더욱 깊고 단단한 논증이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양현수 학생은 반론을 고려해 논증하는 구성방식이 있다는 점이 적절하다. 다만, 소수민족의 언어를 보존하는 문자로서 우수성뿐만 아니라, 문자를 보급하기 전에 고려해야할 점들이 좀 더 구체화되어 제시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표현력

 

전체적으로 문단의 구성 및 용어 선택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논술문이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는 글이기 때문에 논제에 대해 "나는 동의한다"와 같은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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