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대선 이후 권력은 과거 1인 독재와 달리 정치세력에게 집중되는 양상이다. 이른바 당정(黨政)이 권력의 핵이다.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대통령과 권력을 나눠먹는다. 정당만이 아니다. 대통령의 측근과 선거캠프 관계자들도 권력을 행사한다. 문제는 권력의 집중, 편향, 그리고 독버섯처럼 솟아나는 비리다.
측근 비리는 불나방 같은 것이다. 전두환의 형 전기환은 노량진수산시장 운영권을 강탈한 혐의, 동생 전경환은 공금 73억 여원을 횡령하고 10억 원을 탈세하는 등 비리가 드러나 감옥살이를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처사촌으로 '6공 황태자' 로 불린 박철언은 1993년 슬롯머신 업자로부터 6억원을 받은 혐의로 감옥에 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은 한보 사건에서 66억여원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 옥살이를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에는 대통령의 세 아들이 모두 비리에 연루됐다. 장남 홍일은 이용호ㆍ진승현 게이트에 휘말렸고, 차남 홍업과 삼남 홍걸은 수뢰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은 세종증권 인수 청탁 대가로 29억여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고, 대통령 딸은 미국 아파트 매입과 관련해 100만 달러(약 13억원)을 불법 반출한 혐의 때문에 세상을 발칵 뒤집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최시중, 천신일과 영부인 사촌오빠는 비리가 드러나 이미 처벌받았고, 대통령 퇴임 후 저택부지 매입과 관련해 대통령 일가가 특검 수사를 받았다.
선거 승리에 도취하는 것은 자유다. 자신들에게 온 기회를 권력이라고 자위하는 것도 자유다. 하지만 부디 권력이란 절대 영원하지 않다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一紅)이다.
김재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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