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이타현의 벳부는 이름난 온천도시다. 2600여개의 온천이 있는 이곳에는 연간 450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은 곳 중의 하나도 이곳 벳부가 아닐까 싶다. 벳부의 이름을 알리는 또 하나가 있는데, 대나무공예가 그것이다. 죽공예가 번창한 벳부에는 일본에서는 하나밖에 없는 죽공예 학교가 있다. 그만큼 죽공예의 깊은 전통을 자랑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전 세계 공예가들의 주목을 모으는 프로젝트가 이곳 벳부에서 진행되고 있다. 젊은 죽공예가 그룹인 'Baica'가 시도하고 있는 '자발적 훈련공방 프로젝트'다. 프로젝트의 목적은 젊은 공예가들 스스로가 기술적 미적 품질을 향상시키고, 전통을 계승하면서 동시에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만큼 연구와 활동이 치열하게 진행된다. 이들의 작업은 오이타현 죽공예 훈련지원센터가 지난 40여 년 동안 연구해 개발한 작품 중에서 약 30점을 선정해 복각 제작하면서 빼어난 전통 기술을 배우고 연구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젊은 죽공예가들은 작품을 만든 스승들에게 직접 지도를 받아 단순한 복각 작업의 차원을 넘어 지적 재산을 전수받을 수 있었다. 이들의 작업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복각 작품을 재현한 후에는 그것을 현대생활에 맞게 디자인해 신작을 만들어냈다. 새로운 작품 디자인에는 세계적 디자이너인 이탈리아의 Angelo Mangiarotti도 참여했다. 전국에 분포되어 있는 대나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다양한 가설 건축물의 재료로 개발해내거나, 대나무 지능개발 완구를 만들어 아이들이 자유롭게 조형을 즐길 수 있게 함으로써 환경문제, 공예품 만들기, 지능개발의 목적을 충족시켜낸 것도 이 그룹의 성과다.
지난주말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고의 공예 전문 전시회 2012 공예트렌드페어에 이들 젊은 죽공예가 그룹인 'Baica'의 '자발적 훈련공방 프로젝트'가 소개됐다. 올해 전시회의 주제인 '재발견! 공예와 지역성'을 톱아보게 만드는 자리였다. 'Baica'는 낡은 것처럼 보이는 전통이 곧 미래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해보인다. 그것은 곧 전통공예의 부활을 제시하는 예에 다름 아니다. 문화산업에 눈을 뜬 지금, 우리 지역의 전통공예는 어떤 모습으로 어디에 서있는가를 돌아보니 그들의 도전과 열정이 더 부럽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