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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체, 장애인 이동권 제대로 보장해야

장애인들에게 전동 휠체어는 발이고, 자동차다. 선천적 혹은 후천적 요인으로 걷기 조차 어려운 처지가 된 장애인들은 전동 휠체어를 타고 먼거리도 원활하게 오가며 정상인처럼 일상 생활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지정책이 확대되면서 장애인들에 대한 지원이 늘어났고, 길거리에서 전동 휠체어를 타고 정상인처럼 활동하는 장애인들이 많아졌다. 아름다운 일이다.

 

그러나 자치단체들이 전동휠체어, 전동 스쿠터 등 장애인들의 생활을 돕는 보장구 구입에 많은 예산을 지원하면서도 정작 고장난 보장구 수리 지원에는 소극적으로 대응, 장애인들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니 안타깝고 또 한심한 노릇이다.

 

전라북도가 지난 2009년에 제정한 '장애인휠체어 등 수리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도지사와 시장·군수는 휠체어와 전동스쿠터를 수리할 수 있는 수리소를 운영할 수 있고, 예산 범위 안에서 수리비를 전부 혹은 일부 보조할 수 있다. 장애인들이 휠체어 등 고장난 보장구를 제 때 수리, 자유로운 이동권을 영위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하지만 도내에서 이런 조례를 제정한 지자체는 전북도와 순창군 뿐이다. 전주시 등 대부분 지자체는 장애인 단체에 지원하는 민간경상보조금으로 보장구 수리를 하도록 하고 있다. 보장구 수리비를 별도 예산으로 편성해 운영하는 곳은 군산, 완주, 순창 등 3개 지자체에 불과, 장애인 복지도 지자체에 따라 불균형이 심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자치단체가 운영을 위탁한 수리센터도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지자체의 수리비 지원 예산이 크게 부족하다보니 장애인들이 몇 개월씩 기다리기 일쑤다. 장애인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전주의 경우 매년 70∼80명 정도의 장애인이 해를 넘겨 보장구 수리를 받고 있다.

 

장애인들이 힘들어 하는데도 지자체가 재정이 어렵다며 장애인 보장구 수리 예산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행위다. 장애인 보장구 지원 예산 규모를 감안, 그에 따른 수리비 예산도 적절히 배정해야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예산 취지에 맞지 않은가.

 

아무리 성능이 좋은 전동 휠체어라도 고장나 방치돼 있으면 고물일 뿐이다. 이 고물 아닌 고물을 바라보는 장애인의 서러운 마음을 실무자는 물론 예산 담당자, 그리고 시장·군수는 알고 있을까. 지자체는 당장 조례 제정, 수리비 예산 배정 등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제대로 지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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