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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순간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Henri Cartier

 

Bresson)은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사진작가다. 2004년 96세의 일기로 영면했을 때 세계 언론이 일제히 그의 소식을 전할 만큼 대단했 다. 그는 22세부터 아프리카와 스페인, 지중해 연안, 멕시코,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을 여행하며 사진을 찍었다.

 

브레송은 '일상적인 리얼리티'를 작품에 잘 담아낸 작가로, 그는 1952년 사진집 '결정적 순간(The Decisive Moment)'을 통해 사람들에게 더욱 각인됐다. 1947년 출판한 '브레송 사진집' 이후 1974년 발표한 '러시아에 대하여'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들은 항상 주목을 받았다. 그는 또 1947년 헝가리 출신 사진작가 로버트 카파를 비롯해 데이비드 시모어, 조지 로저 등과 함께 전 세계 사진 공급업체 '매그넘 포토즈'를 설립해 운영하기도 했다.

 

'결정적 순간'은 일상의 특정 순간을 절묘하게 포착해 작품화한 브레송의 사진 세계를 지칭한다. 이 말은 1952년 출판한 그의 사진집 '결정적 순간' 서문에 인용된 카르디날 드 레츠 추기경의 명구 '이 세상에 결정적 순간이 아닌 순간은 없다'에서 왔다.

 

'결정적 순간' 서문은 브레송이 자신의 사진에 대한 생각과 '결정적 순간'의 미학에 대해 언급한 유일한 글이다. 브레송은 서문에서 사진 작품의 형식과 구성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진이 그 주제를 가장 밀도있게 전달하려면 형식의 관계도 엄격하게 수립돼야 하고, 구성이 훌륭해야 한다고 말한다.

 

'결정적 순간'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사진에는 새로운 종류의 조형성이 있는데 그것은 촬영 대상의 움직임에 의해 만들어지는 순간적인 윤곽의 생성이다. 우리는 움직임의 조화 속에서 작업한다. 그러나 하나의 움직임 속에는 그 동작의 과정에서 각 요소들이 균형을 이루는 한 순간이 있다. 사진은 바로 이 평형의 순간을 포착해 고정시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대상, 그 일상적 움직임 가운데 생성된 질서와 균형, 평형의 순간을 정확하게 포착한 작가야말로 '진실'에 도달할 수 있다. 하지만 진실이 담긴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대중은 끈질기게 기다리며 포착한 '결정적 순간'을 작품으로 자랑스럽게 내놓는 작가를 존중하고, 또 그의 작품을 사랑한다. 김재호 논설위원

김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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