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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먼로의 단편소설

2013년 노벨문학상은 캐나다 단편작가 앨리스 먼로(82)에게로 돌아갔다. 캐나다 출신으로는 처음이고, 여성작가로는 열세 번째 수상자다. 먼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물론 노벨문학상 수상이 계기다. 해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에게 관심이 모아지긴 하지만 그 정도가 훨씬 더 특별한 상황이 눈길을 끈다. 먼로는 단편작가로 최초의 수상자다. 여느 해보다도 그의 수상을 주목하는 큰 이유다.

 

한림원은 그의 수상을 발표하면서 '현대 단편소설의 대가'라고 평했다. 그 역시 "노벨문학상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은 수많은 몽상 중 하나였다. 빛나는 영광"이라며, "단편소설에 있어서 놀라운 일(It's a wonderful thing for the short story)"이라고 기쁨을 밝혔다.

 

국내에는 그리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먼로는 '우리 시대의 체호프'라고 불리는 북미 최고의 단편작가로 꼽힌다. 10대부터 단편을 쓰기 시작했으며, 대학(웨스턴오하이오대) 재학 중 첫 단편 〈그림자의 세계〉를 발표한 이후 1968년 첫 소설집 〈행복한 그림자의 춤〉으로 캐나다 '총독문학상'을 수상, 화려한 찬사를 받으며 본격 데뷔했다. 그를 세계적 작가로 주목받게 한 이 소설집은 15년에 걸쳐 써온 단편을 엮은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번역되어 출간되어 있다. 이후 그는 '맨 부커상' '오 헨리상'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과 같은 세계적인 문학상을 수상하며 노벨문학상 후보의 반열에 섰다.

 

단편소설가로만 평생을 걸어온 먼로도 처음부터 장편의 그늘에서 자유로웠던 것은 아니었다. 지난 7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초기 다섯 작품을 쓸 때까지는 장편작가가 되고 싶었다. 장편을 써야 작가로 여겨지기 때문에 오랫동안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먼로가 주로 다루는 것은 일상과 여성이다. 그의 소설은 '요란한 수사 없이도 섬세한 관찰력과 정교한 구성, 감미롭고 강렬한 문장의 힘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인다'는 평을 받는다.

 

사실 단편은 다른 어느 문학 장르보다도 일반 독자들에게 친밀한 영역이다. 그래서인지 국내에서도 먼로의 작품에 독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4대 온라인 서점 집계에 따르면 수상자 발표 5일 만에 그의 첫 소설집이 3500부가 팔려나갔고, 그의 다른 작품들도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노벨문학상 특수'에 출판가도 놀라고 있다.

 

이 가을, 노작가 먼로가 선물한'단편'의 재발견이 반갑다.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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