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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민주당

13년 전 김대중 대통령 시절이다.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은 당시 재선의원에 불과했지만 당 최고위원에 오르는 등 정치적 위상이 크게 올라 있었다. 16대 국회에서 정동영은 천정배, 신기남 의원과 함께 정치 개혁과 혁신을 주도하는 중견 정치인이었다.

 

김대중 대통령 임기 말기에 접어든 2000년 정치 상황은 각종 권력형 비리 잡음이 끊이지 않아 정치개혁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됐다. 게다가 대통령 선거가 코앞에 닥치고 있었다. 민주당은 재집권을 위해서 큰 변화가 필요했다.

 

개혁의 화살은 자연스럽게 DJ 주변 세력을 겨냥하고 있었다. 이 때 정동영이 DJ의 동교동계 세력을 이끄는 좌장 권노갑을 향해 직격탄을 날리고, 그의 퇴진을 이끌어냈다.

 

2000년 12월2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 만찬에 참석한 정동영 최고위원은 권노갑 최고위원을 향해 퇴진할 것을 요구했다. 정동영의 당돌한 행동을 뒷받침한 것은 송영길(현 인천시장) 등 초선의원들 모임인 ‘새벽21’이었다. 결국 권노갑 최고위원은 보름만인 17일 최고위원직을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재선 의원인 정동영이 당시 상황에서 권노갑을 당차게 공격한 것은 힘의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이었다. 권씨는 권력형 비리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그의 동교동계는 40대 젊은 개혁세력의 공세를 감당할 만한 개혁적 정신자세를 갖고 있지 않았다.

 

권노갑을 찍어낸 정동영의 정풍운동이 성공하면서 정동영의 당내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대선 후보로 거론될 만큼 거물급이 됐다. 실제로 그는 2000년 12월의 사건을 계기로 파죽지세, 자신의 세력을 확장했고, 2001년 상반기에 진행된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끝까지 완주했다. 노무현 후보에게 패했지만 노무현 대통령 정부에서 통일부장관을 지냈고, 훗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본선에서 겨뤘다가 완패하는 수모도 겪었다.

 

과거 정동영 상임고문 등이 주도한 정풍운동은 민주당이 썩어빠진 구시대적 정치판을 탈피, 미래 세력으로 새롭게 태어나고자 하는 몸부림이었다. 이런 부류의 개혁은 그동안 민주당의 영등포당사, 한나라당의 천막당사 등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근래 민주당은 외부에서 해결책을 찾아왔다. 선거 때가 되면 외부 세력과 연합, 임기응변식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요즘 민주당은 내면보다 외면만 쳐다보는 것 같다. 그래서 안철수 세력이 떴을 때 의지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김재호 논설위원

김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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