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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홍보전

큰 거리 주변을 지나게 되면 선거철이 실감나는 계절이다. 예나 지금이나 선거에 나서는 예비후보들은 앞다퉈 큰 교차로 등 사람들의 눈에 잘 띄는 목 좋은 곳의 건물을 골라잡고 선거사무소를 차린다. 어느 후보는 목이 좋은 교차로변 건물을 임대하려고 주인에게 연락했다가 낭패를 보았다고 하는 말도 있다. 다른 후보가 1년 전에 계약해 놓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권자들은 후보가 선거사무소를 어느 곳에 잡고 있는가를 놓고도 ‘후보의 자질’을 판단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선거는 ‘2014년 6월 4일’로 일찌감치 일정이 잡혀 있었다. 평소에 일을 주도면밀하게 계획해 추진하는 인물형이라면 선거사무소도 가장 목 좋은 곳을 선점하는 지혜를 발휘하지 않을까. ‘아, 선거철인데 나도 한 번 출마해볼까?’하고 나선 후보들은 노변의 그저 그렇고 그런 건물에 선거사무소를 차리지 않았을까.

 

후보들이 자신의 선거사무소에 내건 홍보 현수막도 후보의 자질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 중 하나로 삼을 수 있다. 컴퓨터 그래픽과 인쇄기술의 발달 덕분에 요즘 후보들은 건물 앞면 뿐 아니라 좌·우면까지 거의 전체를 홍보 현수막으로 감싸버린다. 요즘 선거판의 유행이 돼 버린 이런식의 홍보 현수막을 내걸지 못하는 후보는 마치 덜떨어진 인물처럼 비춰질 정도로 대세다. 그러나 홍보 현수막으로 건물을 감싸버리는 것은 야단법석이 좀 지나친 것은 아닌가. 유권자들은 고민해 봐야 한다.

 

현수막의 규모만 거창한 것이 아니다. 그 곳에 씌어진 홍보 문구도 대단하다. 어느 후보는 ‘돌직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나 그 후보는 정치적 신분을 십분 활용해 사적 이익을 챙기는데 돌직구 뚝심을 보여준 인물로 평가된다. 다시 당선되면 더 큰 돌직구를 날리겠다는 것인가.

 

물론 후보들이 내세우는 대단하고 멋진 ‘구호’들에 대한 판단은 유권자들만이 한다. 유권자들은 후보들이 내세운 홍보물들을 차근 차근 서로 비교해 보면서 후보의 무게를 저울질해 볼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현수막 색깔도 바뀌었다. 전북지역을 주로 물들이는 전통적 선거색은 노랑이었는데, 민주당과 안철수 세력이 함께 만든 ‘새정치민주연합’이 바다파랑을 정당 색깔로 정하면서 노랑 물결은 게눈 없어지듯 사라졌다.

 

하여튼 이번 선거에서 홍보전은 한층 치열할 전망이다. 기초공천 폐지로 본선 진출자가 많아져 표심이 분산될 확률이 매우 커졌기 때문이다.

김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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