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배지의 무게

▲ 윤나네 사회부 기자
최근 ‘돈 빌리고 안 갚은 도의원 예비후보 비난 봇물’이라는 제목의 본보 기사를 두고 해당 도의원 예비후보 A씨가 22일 ‘일방적인 주장만 담은 사심성 기사’라며 본보에 항의했다. (16일 자 6면 보도)

 

당시 기자는 도내 주부 2만여 명이 정보를 공유하는 대형 포털 사이트 카페에 한 누리꾼이 A씨를 성토하는 글을 다뤘다. “A씨가 (누리꾼) 아버지에게 돈을 빌린 후 ‘돈이 없다’고 피하기만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 누리꾼은 “(A씨가) 도의원 선거에 나가실 돈은 있고, (돌려) 주실 남의 돈 5000만 원은 없느냐”고 공개적으로 물었다.

 

이런 내용이 알려지자 오는 6월 지방 선거에서 도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한 A씨를 비난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당시 A씨는 “(해당 누리꾼의 아버지와) 채무 관계를 인정하며, 갚을 상황이 어려워 도의원 예비후보 사퇴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자숙했던 그가 “돈을 갚았다”며 태도를 180도 바꾼 건 22일. A씨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을 전북일보가 공론화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에게 도덕적 책임과 정치인으로서 자질을 묻는 누리꾼들을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것)으로 깎아내렸다. 심지어 기자에게 “몇 살이냐. 이런 식으로 기사쓰냐”는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이튿날 다시 말을 뒤집었다.

 

취재 당시 그가 ‘빌린 돈을 갚지 않았다’고 인정하는 통화 내용과 해당 사이트에서 삭제된 글 등을 기자가 ‘근거 자료’로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나서다. A씨는 “내 자신이 평정심을 잃은 상태에서 경솔한 발언을 했다”며 용서를 빌었다. 불과 일주일 사이 하나의 진실을 두고 전혀 다른 주장을 편 셈이다. 선출직 공무원의 말과 행동이 무거워야 하는 이유는 단순한 ‘밥벌이’가 아닌 주민 대표로서 권한과 책임이 막중하기 때문일 터.

 

A씨에게 ‘도의원 배지’는 어떤 의미일까.

윤나네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사람들김의신 박사 초청 전북 백년포럼…“건강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

정치일반전북도, 수소경제 판 키운다…특화단지·국가산단 동시 추진

정치일반전북 도민 삶의 질 ‘체감 개선’…행복감·생활만족도 동반 상승

문학·출판제13대 전북작가회의 회장에 정동철 시인 추대

국회·정당與 "여야 정치인 예외 없는 통일교 특검 수용"…국힘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