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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바다

▲ 정성수
세월호가 바다에 가라앉는 순간 꽃은 졌다

 

피기도 전에

 

떨어진 꽃잎 마다 슬픔이다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 온

 

꽃들아

 

미안하다 너희를 지켜주지 못해서

 

내 자식 같은 꽃들아

 

4월이 잔인하게 봄의 얼굴을 할퀴자

 

일상은 멈췄다

 

아름다운 봄날 날아든 비보에

 

심리적 공황이 나라를 가득 메웠다

 

대한민국이 슬픔의 바다에 잠겼다

 

눈물이 난다고

 

가슴이 먹먹하다고

 

영정속의 얼굴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숙이는 것도

 

서로의 손을 잡고 반성하는 것도

 

죄다 죄다

 

살아남은 자들의 얼굴이 부끄러운 5월

 

바다의 깊이도 모르면서

 

라면을 먹고

 

기념사진이나 한 장 찍자고 하는 어른들이어서 미안하다

 

△정성수 시인은 시집 〈아담의 이빨자국〉, 동시집 〈할아버지의 발톱〉, 동시곡집 〈동요가 꿈꾸는 세상〉, 시곡집 〈인연〉, 장편동화 〈폐암 걸린 호랑이〉 등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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