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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판 짜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정권과 세력이 바뀔 때 곧잘 나오는 말이다. 민선 6기 출범을 앞두고 도청과 전주 익산 완주 진안 장수 무주 임실 부안 고창 등 단체장이 바뀐 지역은 벌써부터 큰 폭의 물갈이 인사가 예상된다. 행정 전문가로 평가 받는 송하진 도지사 당선인은 도정에 해밝기 때문에 적소적재의 인사를 단행할 것이다. 그간 도청과 전주시에서 함께 근무했던 공무원들의 개인별 역량을 알고 있어 별로 새판 짜는데 힘들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도지사 경선 때 김완주 지사 측근들이 강봉균 유성엽 캠프로 가서 선거운동을 했기 때문에 특별히 부담을 가져야 할 대목이 없다. 쉽게 말해 빚 갚아야 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인사를 소신껏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간 전북은 김완주 지사가 전주시장 2번 지사를 2번이나 했기 때문에 도 산하 기관장은 물론 관변단체까지 김 지사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 가운데는 전문성을 겸비해서 능력을 발휘한 사람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선거 때 측근으로 분류된 사람들은 한자리씩을 차지했다. 때로 능력이 떨어진 사람을 앉히다 보니까 잡음도 났다. 쉽게 말해 지사를 배경 삼아 호가호위 한 사람이 있었다. 이런 사람 때문에 김 지사가 욕먹고 세평이 안 좋게 났다. 송 당선인은 “공기업 출연 기관장과 임기제 공무원들은 더 잘 알아서 처신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말은 능력이 안 되는 사람들은 스스로 거취를 표명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으면 서로가 피곤해진다. 김 지사 때도 방을 알아서 빼주지 않아 애를 먹었기 때문에 송 당선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면 산하 기관장들이 취임 전에 거취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임기가 남아 있거나 관변단체를 비롯 도청 주변에서 일했던 사람들을 어떻게 정리하느냐 여부다. 선거 때 도왔던 사람들은 느긋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느낌일 것이다. 도비로 운영하는 기관들은 당선자측으로부터 어떤 형태로든 재신임 여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적잖은 갈등이 예상된다. 선거 때 도왔던 사람들은 한자리씩을 꿰차려고 하기 때문에 당선자도 알게 모르게 고민이 많을 수 있다. 김 지사쪽에서 송 당선자가 공보과장과 홍보기획과장을 빨리 빼달라는 요청을 거절함에 따라 막판에 또다시 갈등이 생겼다. 이 두자리를 공모하는데 1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여 송 당선자로서는 취임초 홍보에 차질이 예상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새판짜기는 그래서 더 확실해졌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백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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