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지리산흑돈 거리

남원시 인월면 소재지에서 88고속도로 지리산나들목 쪽으로 가다보면 오른편에 시골 치고는 제법 큰 건물과 간판이 눈에 띈다. 남원흑돈클러스터사업단과 고원흑돈이다. 1층에는 버크셔클럽이란 식당과 정육 등 가공제품 판매 코너가 자리잡고 있다.

 

남원흑돈클러스터사업단이 운영하는 버크셔클럽의 주요 메뉴는 물론 흑돈이다. 흑돈명품한마리 메뉴는 삼겹살과 목살, 뒷다리살 등 6개 부위가 모듬으로 나오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지리산흑돈 고기는 일반 삼겹살처럼 노릇노릇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쇠고기 정도 익었을 때 먹어도 된다. 비계 맛이 고소하기 이를 데 없다. ‘퍽퍽살’인 뒷다리살은 넓고 얇게 썰어 나오는데, 부드럽다. 부위 부위마다 시중의 일반 돼지고기, 흑돼지 고기 맛과는 차원이 다르다. 풍부한 육즙, 부드러우면서 쫄깃함이 살아 있는 살코기, 마치 설탕을 친 듯한 단맛까지 그대로 배어 나오기 때문이다.

 

남원흑돈클러스터사업단 관계자는 “지리산흑돈은 육종전문가인 박화춘 박사가 개발한 100% 순종 버크셔만의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시중의 일반 흑돈은 잡종 흑돼지다. 품질 편차가 너무 크고 지리산흑돈에 비해 품질이 크게 떨어진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버크셔 순종을 육종했다는 지리산흑돈과 잡종흑돈, 토종흑돈, 똥돼지, 토종흑돼지 등 털이 검은 돼지를 둘러싼 진실이 뭔가 의문스러워진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토종 흑돼지는 없다. 자료에 의하면 1910년 무렵까지 토종흑돼지가 있었지만, 이 무렵부터 일제가 버크셔 등 외국종을 들여와 개량에 나섰고, 해방 이후에는 대부분 잡종 흑돼지가 됐다. 토종흑돼지는 체중이 75㎏에 불과, 경제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또 육종학상으로, 제아무리 좋은 품종이라도 육종관리가 안된 채 3년이 넘으면 고유 특성이 떨어지게 돼 있다. 전문가의 철저한 육종관리가 계속돼야 고급 품질이 유지된다. 결국 지리산흑돈을 제외한 국내 검은 털 흑돼지는 모두 잡종이라고 보는 게 맞다.

 

2004년 남원흑돈클러스터사업단을 출범시킬 당시 박화춘 박사는 이 잡종 흑돼지로는 사업에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가 선택한 것이 바로 버크셔다. 그는 미국에서 들여온 버크셔를 육종, 한국 유일의 100% 순종 버크셔를 시장에 내놓았다. 전북이 만든 최고의 상품이다.

 

남원이나 전주 도심에 ‘지리산흑돈 거리’가 생겨 관광객이 북적거릴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김재호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사람들[줌] 임승종 중소기업중앙회 전북지역본부장 “어려운 기업 지원에 최선 다할 것”

정치일반전북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준비 착착…도–군 협의체 가동

정치일반전북 청년 인구 2050년까지 ‘반 토막’ 전망…정주 여건 근본 점검 필요

정치일반전북도, 제3금융중심지 연내 신청 ‘임박’

정치일반새만금항 신항에 크루즈 입항한다...해양관광 새 지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