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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사람 양반

전주한옥마을에 국내외 관광객이 많이 다녀가면서 전주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서울 등 외지에서는 전주를 갔다 오지 않으면 마치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 정도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다. 막걸리 한 주전자를 더 시킬 때마다 안주가 더 나오는 그 푸짐한 매력 때문에 관광객들 어깨춤이 절로 난다고 한다. 값도 별로 비싸지 않은데 평소 맛볼 수 없는 안주까지 배부르게 맛볼 수 있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한옥마을 구경을 마치고 돌아 갈 때는 풍년제과에 들러 초코파이 한두상자는 손에 들고 간다.

 

보통 관광지에 가면 그 지방 특색 음식을 맛보게 돼 있다. 예로부터 맛의 고장으로 알려진 전주서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비빔밥과 콩나물국밥을 맛본다. 값이 좀 비싸다는 점도 들지만 그래도 향토색 짙은 음식을 맛봤다고 그런대로 만족해 한다. 예전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전주의 인심까지 맛볼 수 있었다고 후한 점수를 매긴다. 전주시민들은 일상화 되었기에 느낄 수 없는 점을 외지 관광객들이 쉽게 느끼는 게 있다. 다름 아닌 ‘가맥’이다. 가게서 북어 계란말이 갑오징어 등 안주를 시켜놓고 맥주를 실컷 마시는 게 다른 지역에서는 없다. 가맥이 하나의 관광문화상품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전주시민들은 관광객들이 한옥마을을 많이 찾지만 걱정도 많이 한다. 이대로 계속해서 관광객이 찾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외국인도 더 늘어 날 것인가에 대한 걱정이다. 한번은 몰라도 두번 이상은 찾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 이유는 전주한옥마을만이 갖는 정체성이 차츰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비싼 땅값이 비싼 상가 임대료를 가져와 음식 값은 물론 모든 물가가 비싸졌다는 것이다. 체험할 것도 별로 없는데 굳이 전주를 두번 다시 찾을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관광객도 늘고 있다.

 

특히 전주사람들에 대한 외지인들의 평가를 한번쯤은 잘 새겨 들어야 할 것 같다. 외지인들이 전주사람들을 흔히 양반이라고 한다.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고도라서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외부인의 평가를 액면 그대로 받아 들이기에는 부담스러운 대목이 있다. 그들 가운데는 전주사람들이 이 정권서 장차관 한명 안시켜줘도 불평 한마디 안할 정도로 주민들이 순해 빠져서 양반이란 단어를 써 준다는 것이다. 예전 같으면 장·차관 안시켜 준다고 난리법석을 떨었지만 사는 게 나아지고 권력에 대해 아예 체념을 해버려서인지 최근에는 이런 불만의 소리마저 없다고 꼬집는다. 주민들의 의식이 이 정도니까 존재감 없는 정치인이 국회의원 해먹는 건 아닐까.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백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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