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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탈당…배경과 전북은] 당 혁신 불가 판단…야권 균열 가속

"외부서 강한 충격으로 변화 이끌겠다" 선언 / 도내 정치권, 안타까움·비판 목소리 동시에 / '새정치연합 공천=당선' 공식 반복 어려울 듯

 

우려가 현실이 됐다. ‘혁신전당대회’를 내걸고 마지막까지 문재인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던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끝내 탈당을 선택했다. 총선을 4개월 앞두고 야권은 정개개편의 소용돌이 속에 급격히 빠져드는 모습이다.

 

특히 안 전 대표가 탈당을 하면서 새로운 정치세력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만큼 제1야당의 분당은 급속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제1야당의 분당은 전북 정치지형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새로운 정치세력화 선언 = 안 전 대표는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당 안에서 변화와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오늘 새정치연합을 떠난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2일 김한길 민주당과의 통합으로 새정치연합에 들어온 뒤 1년 9개월 여 만이다.

 

안 전 대표는 먼저 “새정치연합을 혁신하고 또 혁신해서, 지지자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정당, 국민이 믿고 정권을 맡길 수 있는 정당으로 바꾸라는 당원과 국민의 염원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안에서 도저히 안 된다면 밖에서라도 강한 충격으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저는 지금,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길을 나서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고심을 거듭한 듯 초췌한 모습으로 회견장에 나타난 안 전 대표는 이날 담담하게 기자회견문을 읽어 내려가다가 ‘새로운 정치로 국민들께 보답하겠다’는 대목에서는 목소리에 힘을 주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기자회견 말미에는 회견장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날 안 전 대표의 탈당 선언에 따라 앞으로 추가 탈당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안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문병호 의원은 자신의 탈당을 예고하면서 “연말까지 2차, 3차 탈당이 이뤄지면 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20명 규합은 문제가 없다. 최대 30명까지도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진정성 부족…분당 초래 = “야권통합을 위해 어렵사리 모셔온 안 의원을 막무가내 패권정치가 기어코 내몰고 말았다. 패배의 쓴잔이 어른거린다. 참담하다”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안 전 대표의 탈당 기자회견 직후 밝힌 입장이다.

 

안 전 대표는 총선을 4개월 앞두고 탈당을 선택, 제1야당의 분당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안 전 대표가 이 같은 부담에도 탈당을 결행한 것은 문 대표를 비롯한 기득권 세력의 진정성이 부족해서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당 내에서 나온다.

 

안 전 대표는 지난 9월부터 당 혁신을 위한 자체 혁신안을 내놓으며 당의 변화를 요구했다. 하지만 혁신안은 채택되지 못했고, 이런 안 전 대표를 향해 주류 측은 당을 흔들지 말라는 비토를 쏟아냈다.

 

탈당까지 시사하며 내놓은 ‘혁신전당대회’ 요구에는 야권 분열로 총선에서 패배하면 이에 대한 원죄에서 안 전 대표가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그대로 머물러 안주하려는 힘은 너무도 강하고 저의 능력이, 힘이 부족했습니다. 그런데도 더 큰 혁신은 배척당하고, 얼마 되지 않는 기득권 지키기에 빠져 있습니다. 혁신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혁신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진정성 부족을 지적하는 이유는 또 있다. 안 전 대표 측은 이날 새벽 문 대표가 안 전 대표의 자택을 찾은 것을 두고 “협상의지도 없으면서 일방적으로 방문해 문전박대를 유도한 보여주기 쇼”라고 비판했다. 또 “안 의원의 탈당선언 직전인 아침까지 친노의원들까지 문 대표를 찾아가 혁신전대를 수용하라고 설득했는데도 끝까지 고집을 버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전북 정치권 반응 = 안 전 대표의 탈당 소식이 전해지자 전북 정치권에서는 안타까움과 비판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유성엽 전북도당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 북에 “기어이 파국이군요. 문재인 대표의 결단으로 야권의 대변화·대통합의 길이 열리길 간절히 고대했습니다만, 그 길은 끝내 외면되고 말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기왕 엎질러진 물입니다. 그 물이 도랑을 이루고 큰 강으로 이어져 큰 바다를 향해 도도히 흘러가길 염원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주 의원은 자신의 SNS에 “안철수 의원이 만류에도 불구하고 결국 탈당을 해버렸다. ‘길도 없고 답도 없는 야당’을 바꾸기 위해 길의 한 가운데 다시 서겠다고 했다. 그가 자신이 창당한 새정치연합에서 어떤 길과 답을 제시했는지 알 수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제 우리는 분열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는 점”이라며 야권 분열의 모습에 우려를 드러냈다.

 

△전북 영향은 = 안 전 대표의 탈당을 기화로 전북 정치권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 닥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새정치연합 ‘공천=당선’ 이라는 공식이 내년 전북지역 총선에서 반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당 독주가 아닌 야대야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전북지역에서도 일부 의원의 동반 탈당도 예상된다. 그러나 일단 대규모 탈당은 없을 듯 보인다.

 

내년 총선을 준비하던 입지자들의 행보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신당이냐 새정치연합이냐를 두고 고민하던 입지자들이 대선후보인 안 전 대표가 탈당하면서 신당세력으로 대거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한 동안 지역 정가에 극심한 혼돈이 예상된다. 대권후보가 없어 신당행을 결행하지 못했던 많은 입지자들이 안 전 대표의 탈당으로 결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 곳곳에서 야권의 균열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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