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교육청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혁신학교의 성과가 중·고등학교에서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교육정책연구소가 도내 혁신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미래핵심역량·수업공동체·학교생활만족도를 분석한 결과 초등의 경우 일반 학교에 비해 높은 점수가 나왔으나 중등 혁신학교는 수업공동체 분야를 제외하고 일반학교 보다도 성과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특혜 시비까지 낳으면서 일반 학교에 비해 행·재정적 지원을 받은 혁신학교의 성적표가 일반 학교보다도 못하다는 게 어디 될 법한 말인가. 혁신학교의 내실 보다 양적 확대만을 꾀한 전시성 행정이 가져온 결과가 아닌지 겸허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혁신학교는 입시 위주의 획일적인 학교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높여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취지로 시작됐다.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2009년 경기도 관내에 시범 도입한 후 전국적으로 확산돼 현재 서울·광주·전남·충남·강원 등에서도 혁신학교를 비중 있게 운영하고 있다. 전북에서는 김승환 교육감이 취임한 후 전북교육의 미래를 여기에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시발지인 경기도보다 더 적극적으로 혁신학교 정책에 힘을 실었다. 올해도 초등학교 20곳과 중학교 5곳, 고등학교 2곳 등 27개 학교가 새로 추가돼 현재 전북지역의 혁신학교 수는 총 130개에 이른다.
여러 모델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교장과 교사에게 학교 운영 및 교과 과정의 자율권을 부여해 다양화·특성화를 꾀하는 게 혁신학교의 핵심이다. 학생 중심의 토론과 프로젝트 수업, 모둠 수업 등이 그 중심에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주입식 교육을 이끌어온 교사들이 새로운 형태의 수업방식을 적용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 교사들이 중심을 잡지 못하면 학생과 학부모들의 신뢰도 또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초등학교에서 비교적 잘 착근된 것과 달리 중등 혁신학교에서 만족도가 낮은 데는 대학 입시와도 맞닿아 있다. 성적 중심의 현 입시제도가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중·고교에서 교육의 혁신을 이루는데 한계가 있다.
혁신학교가 추구하는 가치가 보편적 교육의 지향점이라면 굳이 혁신학교를 지정해 운영할 필요가 없다. 보편화에 어려움이 있다면 수에 집착하지 말고 제대로 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혁신학교 정책이 아무리 좋은 이상을 가졌다고 해도 현실과 괴리를 가진 채 별 실효가 없다면 지금이라도 정책 수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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